러시아에 대해 레드라인을 설정하고 분별 없는 간섭에 대응하라

블라디미르 푸틴과 김정은이 만나서 지난 6월 19일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했다. 푸틴은 북한과 러시아가 체결한 협정을 토대로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며, 군사 기술 협력을 발전시키는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며 북러 군사 밀착을 심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서 북한과 러시아는 어느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으면 지체 없이 군사적 원조를 제공하기로 합의하였다. 이렇게 러시아가 아주 강력한 군사동맹 수준의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한반도에서 북한의 대남도발 가능성은 훨씬 더 높아졌고 대한민국은 안보적으로 중대한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러시아의 한국을 대하는 태도는 안하무인(眼下無人)

러시아는 일단 대한민국에게 끽 소리 말라는 입장이다. 러 외무차관은 “한국 고위관리들 반러시아 발언 허용 불가”한다고 천명했다. 푸틴은 6월 21일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대한민국에 경고의 메시지도 날렸다. 그러니까 러시아가 북한과 짝짝꿍이 되어서 한반도를 말아먹어도 대한민국은 잠자코 있으라는 것이다.

러시아 외무차관이 한국 관리들의 반러시아 발언을 불가한다고 발표하는 것 자체가 안하무인(眼下無人)이다. 러시아가 대한민국의 상전 국가도 아니고, 기껏해야 외무차관인 인물이 한국의 고위관리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발상 자체가 기가 막히다. 푸틴이 러시아 외교부 똘마니들에게 뭐라고 질책을 했는지 모르지만 지금 한국과 러시아 관계가 파국에 몰린 것은 순전히 러시아의 독단적인 행태에 기인한다.

러시아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6월 26일에 이도훈 주러시아 한국대사와 만나 한국 정부가 대립적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한국 당국에 한반도의 긴장 고조를 촉발하는 대립적인 정책을 재검토하고 동북아시아에서 평화와 안정, 화해를 달성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길을 택하기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동안 한러가 쌓아온 건설적 협력의 산물이 파괴된 것은 한국의 현재 지도부 탓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6월 18∼19일 블라디미르 푸틴과 김정은 사이에 맺은 북러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체결과 관련, 양자 협력 발전에 대한 한국 정부 고위 인사들의 ‘반러시아적 발언’을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주장하는 것

  1. 한국 정부는 러시아와 대립적으로 나오지 말아야 한다
  2. 한국과 러시아의 협력의 산물이 무너진 것은 한국의 지도부 때문이다
  3. 러시아와 북한 사이에 맺은 협정에 대해 한국은 더 이상 불만을 갖지 마라

    대한민국에 대한 내정간섭 수준의 협박

    러시아가 한국에 대해 강조하는 것은 대략적으로 위의 3가지로 압축된다. 그러니까 한국 정부는 러시아에 대해 고분고분하고, 지금과 같이 한러관계가 파국에 이른 것은 현재 대한민국 지도부 탓이며 앞으로 북한과 러시아 관계 증진에 있어 불만을 갖지 말라는 것으로 압축된다.

    이렇게 러시아가 대한민국에 강요하는 주장을 보면 거의 미친 놈 수준이다. 러시아가 원래 정신이 나간 나라였는데 우리가 몰랐던 것인지 아니면 최근 푸틴의 증세가 악화된 것인지 확인할 수 없지만 타국의 외교안보 정책에 관해 이렇게 강요하는 것은 거의 내정간섭이나 마찬가지다.

    러시아의 초라한 변명

    러시아가 북한과 군사동맹을 강화하여서 한반도의 긴장과 안보적 위기를 초래한 것도 미국의 탓이라니 이 또한 괴이하다. ‘똥은 자신들이 싸놓고 그 똥은 네 탓’이라는 식이다. 러시아가 북한과 사실상의 ‘군사동맹 복원’을 천명해서 한반도 위협을 높였는데, 오히려 노골적으로 적반하장(賊反荷杖)으로 러시아가 나오는 격이다.

    러시아는 “러시아와 북한이 한반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한다는 근거 없는 비난은 러시아와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동북아에서 미국 중심 군사 블록을 구축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쇠퇴하는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공격적 계획에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궤변에 불과하다.

    대한민국의 대러시아 외교안보정책은 당당해야 한다

    러시아가 북한과 신동맹체제를 맺고 한국에 대해서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있으라’는 식의 강요는 양아치들의 행태와 같다. 이렇게 러시아가 안하무인(眼下無人)으로 대한민국을 대하는 것은 그동안 러시아가 우리를 어떠한 수준으로 인식하고 평가했는가로 역발상 해 볼 수 있다. 러시아 자신들의 대외전략을 위해 기존의 협력적인 국가와의 관계가 와해되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믿었기에 그렇게 한 것이다. 러시아는 이번에 대한민국이 움직이는 수순을 보고서 또 다른 협박도 할 수 있다. 원래 안하무인으로 상대방을 다루기 시작하면 추후 더 큰 고통을 상대방에 주게 된다. 이것은 개인이나 나라나 마찬가지다. 양아치가 순진한 사람을 한번 찔러보고 순순하게 나오면 계속 양아치 짓을 하는 것과 같다. 이제 대한민국의 외교안보정책은 당당해야 한다. 러시아가 대한민국에 대해 협박하는 수준으로 나온다고 움츠려 들 것은 없다.

    러시아의 부적절한 간섭에 대해서는 정부가 당당하게 나가야 한다. 러시아가 말 하고 행동하는 것에 대해 우리나라도 ‘레드 라인’을 설정하고 분별없는 행위를 남발하면 그 댓가를 돌려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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