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다 보면 모든 것이 다 자신의 처지와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내 배가 부르면 다른 사람의 배도 부를 것이라고 믿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어찌 세상사가 다 자신의 처지와 같겠는가?
추기급인(推己及人)
자기의 처지에 비추어 다른 사람의 형편을 헤아린다. 남의 처지를 자신의 생각대로 마음대로 헤아리는 것을 의미한다.
推 : 밀 추, 己 : 몸 기, 及 : 미칠 급, 人 : 사람 인
추기급인(推己及人) 뜻
추기급인(推己及人)은 자기를 미루어 남에게 미친다는 뜻이다. 자신의 처지만 생각하여서 다른 사람의 형편도 그럴 것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처지만 보고 다른 사람도 그러려니 하는 것이다. 정치인이 배불리 먹고 아무 걱정이 없으면 국민도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제 배 부르면 남의 배 고픈 줄 모른다’는 속담과 같은 말이다.
추기급인(推己及人) 유래
추기급인(推己及人)의 출전은 안자춘추(晏子春秋)이다.
중국 춘추시대 제(齊)나라 때 이야기다. 큰 눈이 밤낮을 쉬지 않고 며칠간 수북하게 내렸다. 제나라의 경공(景公)은 눈이 내리는 설경에 심취하고 있었고 그는 따뜻한 방 안에서 여우털로 만든 옷을 입고 아무 생각도 없이 해피한 감정뿐이었다. 경공은 눈이 내리는 풍경에 흠뻑 빠져서 세상이 참 아름답고 좋구나 하는 생각만 들었다. 경공이 이렇게 나 홀로 행복함에 도취되어 있을 때, 재상인 안자(晏子)가 들어왔다.
안자(晏子)는 경공(景公)에게 다가와 창문 밖 내린 눈을 잠시 말없이 같이 바라보았다. 그러자 경공은 역시 안자도 이런 멋진 풍경에 푹 빠졌구나 하면서 기분이 좋았다. 그러면서 경공은 들뜬 목소리로 “올해 날씨는 이상하군. 사흘 동안이나 눈이 내려 땅을 뒤덮었건만 마치 봄날씨처럼 따뜻한 게 조금도 춥지 않아”라고 말했다. 이렇게 말하는 경공을 바라다보면서 안자는 여우털로 따스하게 완전무장한 그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안자(晏子)는 경공(景公)에게 “정말로 날씨가 춥지 않은지요?” 하고 물었다. 그러나 경공은 안자가 왜 그렇게 묻는지 생각도 없이 웃기만 했다. 그런 경공의 모습을 보고 안자는 정색을 하면서 충고를 했다. 안자는 “옛날의 현명한 군주들은 자기가 배불리 먹으면 누군가가 굶주리지 않을까를 생각하고, 자기가 따뜻한 옷을 입으면 누군가가 얼어죽지 않을까를 걱정했으며, 자기의 몸이 편안하면 또 누군가가 피로해 하지 않을까를 늘 염려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경공께서는 자신 이외에는 다른 사람을 전혀 배려하지 않으시는군요.”
안자(晏子)가 이렇게 말하자 경공(景公)은 자신의 부족한 생각과 언행에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며 쪽팔림을 느꼈다. 왕이 되어서 이렇게 추운 날에 눈이 올 때 백성의 고충은 생각하지 않고 따뜻한 여우털 노스페이스를 입고 있는 자신이 너무나 한심하게 느껴진 것이다.
안자(晏子)는 경공(景公)을 보면서 백성들 입장에서 생각하고 충고를 한 것이다. 따스한 곳에서 디벼져서 눈이 오는 경치에만 정신을 빼앗긴 채 추위에 떨고 있을 백성을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경공의 한심함을 갈(喝) 한 것이다. 이것은 군주라면 당연하게 넓은 마음으로 백성을 헤아리는 마음이 따라야 하고 자신만 생각하는 추기급인(推己及人)의 마음 자세를 버려야 한다고 충고하는 것이었다.
추기급인(推己及人)의 교훈
지금 우리나라에도 ‘남의 염병이 내 고뿔만 못하다’는 속담을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여기고 사는 놈들이 많다. 특히 대한민국을 이끈다는 지도자급들의 인식이 그러하다. 조선의 백성들은 자영업이 망해서 나자빠지고 부동산이 폭등하여서 난리가 났다. 이 와중에 은행에서 대출도 못 받는 서민들이 부지기수이다. 자기중심적으로 먹고사는 인간들은 추기급인(推己及人)의 마음 자세를 버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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