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은 조금 더 빠르게 망했어야 했다

조선은 이성계에 의해 1392년 건국 되었다. 그러다가 1910년에 조선은 멸망하였고, 결국 한반도는 일제의 통치 하에 식민지로 강제 편입되었다. 이렇게 보면 조선의 역사는 약 오 백년인데 이렇게 한 왕조가 오랜 기간 유지된 세계사적 사례가 별로 없다. 중국의 왕조들도 기껏해야 200년~300년을 유지하다가 또 새로운 왕조가 들어왔다.

중국에서 청나라는 296년이 갔고 명나라는 276년 그리고 그 유명한 당나라만 해도 289년을 유지했다. 그런데 유독 한반도에서 조선이라는 나라가 500년을 고고씽 한 것이다. 혹자들은 조선이 태평성대를 누리고 왕들이 통치를 잘 해서 나라가 오랜 기간 유지되었다고 평가하기도 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이렇게 길게 왕조가 간 것이 문제이다. 나라가 망할 때가 되면 망해야 되는데 망하지 않고 오래갔으니 그 폐해가 이만저만이 아닌 것이다. 어찌보면 조선은 훨씬 더 빠르게 망했어야 했다.

조선의 역사는 약 오백년인데 이렇게 한 왕조가 오랜 기간 유지된 세계사적 사례가 별로 없다. 조선 후기로 접어들면서 나라가 개판인데 스스로 망하지 못하니 결국은 외세에 의해서 나라가 망했다. 그런데 사실 알고 보면 조선은 조금 더 빨리 망했어야 했다.

조선, 왜 빨리 망해야 했는가

조선은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사실상 나라가 암흑기에 들어 선 것이다. 그나마 조선 후기에 성군으로 평가받았던 정조 시대 때 정약용이 귀양을 가서 저술한 책들을 보면 조선 백성의 삶이 참담하기 그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 당시에는 죽은 아버지, 2살 짜리에게도 군역을 부과했고 남편까지 군포 3필을 요구했다. 그 때 군포 한 필을 만드려면 성인 여성이 8개월 가량을 쉬지 않고 일해야 만들 수 있었던 때이다. 그러니까 군포 한 필 나라에 바치려고 조선 백성들은 죽어났다.

군포를 낼 수 없게 된 백성들은 당연히 불이익을 받았다. 군포를 못 내면 농사를 짓는 소도 빼앗기고 모든 집기도 다 몰수 당했다. 만일 이조차 없어 나라에 바칠 것이 없으면 백성들은 관노가 되었다. 이것이 바로 그 좋다고 소문난 조선시대 후반의 정조 시절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정조와 같은 성군의 시대가 아니었다면 어떠했겠는가? 백성들은 나라에 낼 것이 없으면 스스로를 팔아 다른 집에 노비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조선은 노비제도가 아주 특이한 사례로 뽑힌다. 전 세계에서 전쟁이나 다른 나라를 침략해서 이민족을 노예로 삼기는 하지만 같은 민족을 노비로 삼은 사례는 드물기 때문이다. 그런데 노비가 안되면 굶어 죽는 조선시대에는 이렇게 해서라도 목숨을 이어가야만 했다.

그렇다면, 조선은 언제 망해야 했는가

조선은 사실 태조 이성계 이후 세종 시대에 반짝했다가 이후부터는 개판이다. 나라의 기강도 없고 탐관오리들이 판 치는 세상이라 봐도 과언이 아니다. 임진왜란이 터져도 선조는 줄행랑 치기에 급급했고 정작에 나라를 지킨 것은 무지렁이 의병들이었다. 선조는 빤쓰런을 하면서도 혹시라도 의병장들이 다른 마음을 먹지 않을까 싶어 쫄아서 그들을 죽이는 일도 있었다. 나라를 지키는 왕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나라를 구하는 의병장을 죽인 왕이 바로 선조이다. 그리고 신의주까지 튀면서 말머리 붙잡고 간 내시들에게 이순신과 비슷한 공신 작위를 내리기도 했다. 이렇게 나라의 기강이 무너지면서 조선은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였다.

조선은 자폐증 환자와 같았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조선은 중기 이후에 오히려 성리학적 지배질서가 완벽하게 자리를 잡는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조선의 지배구조가 오히려 나라를 쇠락의 길로 가게 만든다. 조선 후기로 오면서 나라는 오로지 선비 정신에 충만하여서 상업을 억제하고 공업이나 기술은 완전히 배척하는 기형아적 국가로 변모한다. 외국의 선진 문물은 오랑캐의 것이라며 거부하면서 조선은 주자학에 매몰되어 백성들을 통치하는 나라로 전락했다. 이렇게 되니 조선은 점점 더 살기 어렵게 되었다. 조선의 양반 지배층은 자폐적인 성리학적 질서를 더욱 공고하게 하면서 정권 유지에만 모든 힘을 쏟았다. 이러니 조선은 시간이 지날수록 나라 꼴이 말이 아니게 된다.

조선이 망할 기회를 놓쳤다

선조가 죽고 조선 중기로 접어들면서 광해군, 인조, 숙종, 영조와 정조, 고종과 순종 등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망국의 길로 차츰 접어 들었다. 선조 이후에 조선 왕들 가운데는 나름대로 똘똘했다고 평가를 받았던 영조와 정조 시대도 알고 보면 그리 태평성대는 아니었다. 그냥 나라가 망하기 전에 잠시 반짝한 것이다. 회광반조(回光返照)라는 말이 있다. 사람이 죽기 직전에 잠시 정신이 드는 것을 말한다. 어쩌면 영조와 정조 시대는 그나마 조선의 회광반조(回光返照) 시대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좌우지간 죽어야 할 것이 죽지 않고 오래 가면 이게 아주 심각한 사태를 야기한다. 바로 조선의 멸망이 늦춰지면서 조선은 18세기에서 20세기에 이르는 세계사적 발전의 기회를 놓친 것이다.

지금 세계 속의 강대국들은 그 기반이 대략 18세기에서 20세기에 걸쳐서 이루어졌다. 영국, 독일, 미국, 일본 등 많은 나라들은 이때 나라의 중흥기를 거치면서 대박의 찬스를 마련했다. 그런데 조선은 이때 아주 망조로 접어들기 시작한다. 차라리 임진왜란 직후에 조선이 망했다면 차라리 우리의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조선은 임진왜란 직후 망해야 했다

엄밀하게 볼 때 조선은 임진왜란 직후에 나라가 망하고 새로운 왕조가 들어서야 했다. 그래서 새로운 왕조가 18세기에서 20세기에 이르는 시기에 부흥을 주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라가 스스로 망하지 못하니 결국은 외세로 인해 나라가 망한 것이다. 그렇게 되니 국운의 주도권을 상실하고 망국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임진왜란 이후 조선 후기의 역사를 잘 살펴 볼 때 반면교사(反面敎師)가 있다. 나라가 유지되는데 있어서 위정자(爲政者)들이 피지배층의 삶을 돌보기 보다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에만 급급하면 나라는 개꼴이 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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