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화위지 橘化爲枳 사람이나 사물은 환경과 조건에 따라서 변한다

“귤이 변해서 탱자가 되었다!”는 말을 많이 들어 봤을 것입니다. 바로 ‘귤화위지’가 바로 이것을 말하는 것으로 사람이나 사물은 주어진 조건이나 환경에 의해서 변한다는 것입니다.

귤화위지는 환경에 따라 본질이 달라진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데, 요새와 같이 사회의 분위기가 변화무쌍하게 달라지는 때에 혹시 우리도 ‘귤화위지’에 처해 있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귤화위지


귤화위지

橘化爲枳

橘: 귤나무 귤, 化: 변할 화, 爲: 될 위, 枳: 탱자나무 지

귤화위지 뜻

남쪽 땅의 귤나무를 북쪽에 옮겨 심으면 탱자나무로 변한다는 겉뜻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남과 북의 기준은 바로 회하라는 강입니다. 중국의 땅이 크고 강도 큰데 회하 강을 건너 이북으로는 밀을 지배하고 이남으로는 쌀을 지배한다고 하니 지역의 기온이나 환경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흔한 말로는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라고 합니다. 이것을 귤화위지(橘化爲枳)라고 말합니다. 귤을 변화의 대상으로 말하였지만 비유하자면 “사람이 그 처해진 환경과 조건에 따라서는 선해지기도 하고 악해지기도 한다”는 속뜻을 갖고 있습니다.

귤화위지 유래

안영(안영)은 중국 춘추시대 齊나라의 大夫이다. 안영이 楚나라에 외교사절로 갔을 때의 일이다. 초나라에서는 안영의 키 작은 것을 놀리어 그 기를 꺽어보려고 했다. 일부러 대문 옆에 구멍을 뚫어 작은 문을 만들어 놓고 그곳으로 안영을 맞아들이려 했다.  안영은 이를 거절하여 “개(狗)나라에 사절로 왔다면 개가 출입하는 문으로 들어가겠지만 오늘 나는 초나라에 사절로 왔다. 이문으로 들어갈 수 없다”라고 하였다. 안내인은 얼굴을 붉히며 “죄송하다”하고 대문으로 인도하여 들어갔다.

 안영이 楚王을 뵈었다. 초왕은 안영에게 “제나라에 인물이 없는가”하였다. 안영이 “무슨 말씀입니까 臨淄(임치;제나라 수도)는 洞이 3백여개요, 서로 소매를 들면 하늘을 가리고, 땀을 뿌리면 비가 되고, 어깨가 맞닿고 발이 밟힐 정도로 사람이 많습니다”라고 하였다. 초왕이 “그렇다면 그대가 어찌 사절이 되었는고 ”하였다. 이에 안영은 “제나라에는 외국에 사절을 보냄에 있어 반드시 기준이 있습니다. 슬기로운 자는 슬기로운 왕에게 보내고, 슬기롭지 못한 자는 슬기롭지 못한 왕에게 보냅니다. 영은 가장 슬기롭지 못한 사람이므로 초나라에 사절로 오게 된 것입니다”하였다.

안영이 역시 초나라에 사절로 갔을 때다. 초나라에서는 전번에 두 번씩이나 안영을 놀려주려다가 도리어 욕을 당하였다. 이번에는 틀림없이 모욕을 주리라 벼르고 사전 준비를 세워놓았다. 안영이 초왕의 초대연에 참석하여 술을 들고 있을 때 刑吏 두 사람이 한 죄인을 묶어가지고 그 앞을 지나간다. 초왕이 형리에게 “묶인 자는 어딧놈인가 ”하고 물었다. 형리가 “제나라 사람입니다”라고 아뢰었다. 초왕이 다시 “무슨 죄를 저지른 놈인가 ”하고 물으니 형리가 “도둑질을 했읍니다”라고 아뢴다. 초왕은 이 말을 듣자 안영을 돌아보며 “제나라 사람은 도둑질을 잘하는가 보오”라고 하였다.

안영은 앉은 자세를 고치며“영은 들었습니다. 귤(橘)나무가 淮水남쪽에서 생장하면 귤나무로써 귤을 맺지마는 회수 북쪽에서 자라면 탱자(枳) 나무로서 탱자를 맺는다 합니다. 그 나무는 같은 나무이나 생장지역에 따라 그 열매의 맺음은 같지 아니합니다. 이러한 까닭은 생장지역의 風土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지금 저자가 제나라에서 자랄 때에는 도둑질이란 전혀 몰랐을 것입니다. 초나라에 들어와서 비로서 도둑질을 한 것입니다. 아마도 초나라의 풍토가 도둑질을 하게 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까”라고 하였다.

초왕은 허허 웃으며“슬기로운 사람과는 농을 하지 말아야 하는데 쓸데없는 짓을 했다가 寡人이 도리어 무안을 당한 셈이구려!”라고 하였다 한다.

橘化爲枳란 ‘경우에 따라서는 성질도 변한다’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 사기(史記)》 관안(管晏)열전


사람이 환경을 만들 수도 있지만, 환경도 또한 사람을 달리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결국 알고 보면 세상만물이 모두 주변의 영향을 받습니다. 사람뿐만이 아닙니다. 식물도 주어진 자연환경에 따라서 각기 다르게 자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령 똑같은 씨앗을 뿌려도 각기 자라 나는 곳이 어떠냐에 의해 달라집니다. 바닥에 깔려서 구불구불하게 자라는 쑥도 삼밭에서 삼과 함께 자라면 삼 따라서 곧고 길게 자란다고 합니다. 이것을 보고 우리는 마중봉생(麻中蓬生)이라 합니다.

사람도 장소나 환경에 따라 완전하게 달라진다고 합니다. 가령 어떤 직장인이 자신이 일 하는 곳을 바꿔서 다른 직장에서 다른 조건과 좋은 환경에서 일을 하면 또 다른 성과를 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불리한 조건과 나쁜 환경에 처한 직장으로 옮기게 되었다면 아무래도 일의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귤화위지라는 말에서 귤은 유익하고 탱자는 별 볼일 없는 것으로 치부했는데, 사실 탱자의 입장에서는 조금 억울할 수 있습니다. 귤은 달콤하고 맛있지만 탱자는 시큼하고 맛없는 것으로 여겼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탱자도 또 나름대로 쓸모가 있는 과일이라 합니다. 한약재로는 탱자가 또 귤 보다 나은 과일이 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환경이 변하고 나날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유익한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고민하고 그리고 판단해서 움직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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