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북한에 보내준 ‘소’들은 어디로 갔나

북한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이상하고 사람이 살기에 위태로운 곳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평범한 수준으로 북한을 상대해서도 안되는 이유가 있다. 그것을 ‘소’에 얽힌 이야기로 들여다 보자.

북한에서 소고기 팔다가 걸린 사람들의 불행한 최후가 있었다. 얼마 전에 북한에서는 소고기를 팔았다가 걸린 사람들을 공개총살 했다고 한다. RFA(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에서 소고기를 불법 유통하다 적발된 남녀 9명이 올해 여름 공개 처형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소고기 팔다 걸리면 총살

2023년 8월 30일 북한 양강도 혜산시의 한 비행장 공터에서 남녀 9명이 공개 처형됐다. 그런데 그 사연이 너무나 기구하고 우리가 볼 때는 비정상적이다. 이때 총살된 인원은 남자 7명, 여자 2명으로, 이들은 양강도의 가축 검역소장, 평양의 식당 관리자, 군 복무 중이던 대학생 등이라 한다. 이들은 2017년부터 올해 2월까지 병으로 죽은 소 2100여 마리를 불법으로 판 혐의를 받았다. 불법 소고기 유통 조직을 만들어 평양의 식당과 업소에 공급했다고 한다.

북한에서 소를 개인이 소유하거나 도축·판매하는 행위는 금지돼 있다. 만일 이것을 어기면 단순 경제범이 아닌 정치범 취급을 받는다고 한다. 그러니까 북한에서 ‘소’는 단순하게 우리가 생각하는 ‘소’가 아니다.

아마 지금과 같은 현대 사회에서 소를 몰래 잡아서 팔았다는 죄명을 붙여서 사람을 총살 시키는 나라, 그것도 국민들이 다 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처형하는 국가는 지구상에 북한 외엔 없을 것이다.

소고기로 사람을 통제하는 북한

북한은 ‘소’가 귀하다. 소는 북한에서 농사를 짓는 중요한 자원이기도 한데 문제는 ‘소’를 관리하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사실 북한에서는 사람이 먹을 곡식도 없는데 소를 잘 키울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소’가 자연스럽게 폐사하는 문제도 따르는데 북한 사람들은 이렇게 죽은 소를 어떻게 유통하여 먹고 사는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소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북한은 소고기로 사람을 통제하는 곳이다. 즉 먹는 것으로 인민을 통제한다.

아-불고기-북한

2011년에 조선중앙텔레비전은 소 불고기를 앞에 놓고 인민군 전사가 눈물 흘리는 포스터를 대대적으로 선전한 적이 있다. 당시 7월 희천2호발전소 건설현장에 동원된 인민군 군인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보내준 불고기에 감사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곳곳에 ‘아~ 불고기’라는 감사 포스터를 여기 저기 붙여서 엄청난 시혜를 북한 군인들에게 준 것 같이 선전을 했다.

북한군 전사들이 소 불고기 한 판을 마주 하고 아주 감동 받는 모습이다. 소 불고기 한판을 놓고 ‘뜨거운 그 사랑에 목메여’ 라는 부제까지 곁들였다. 하기야 평상시에 소고기를 먹어 보지를 못하다가 소 불고기 한판을 보니 눈물이 날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서민 음식으로 알려진 불고기가 왜 북한에선 엄청난 배려의 음식이 되었는가? 그것은 북한 사람들은 소고기를 먹을 기회조차 없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북한의 불고기 선전화는 황당하지만, 실제 북한에서는 고기가 아주 귀하기에 이러한 선전이 가능하다.

북한 군인들은 고기를 먹기가 힘들다. 북한은 명절이 되면 북한군 한개 중대에 돼지다리 하나 차려지는데, 이때 북한군 하전사들은 ‘돼지가 장화 신고 건너간 물’만 먹어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니 그 실상을 알 수 있다. 이런 북한 실정에서 북한 주민들이 당 지도부 몰래 소고기를 유통시켰다는 것은 북한이 소고기를 통한 인민의 통제를 벗어나는 것이기에 사형을 때린 것이다.

불쌍한 북한 주민들, 우리가 보내준 ‘소’들은 어디로 갔나

고(故) 정주영 현대 회장은 1998년에 한우 501마리를 이끌고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었고 나중에 소를 또 줬다. 그렇다면 당시 북한으로 보낸 1001마리 한우는 어떻게 됐을까? 북한은 우리가 보내준 ‘소’를 잘 키워서 송아지도 낳고 번식시킨 것 같지는 않다. 아마도 당 간부들이 몰래 소들을 다 잡아 먹은 것 같다. 북한이 남한이 보내준 ‘소’를 잘 키운다는 뉴스는 그 뒤에 들리지 않았다. 남한이 북한에게 보냈던 한우 1001마리와 젖소 400마리가 현지 적응을 제대로 못하고 죽었다면 이것은 단순히 소고기를 북한에 보낸 것과 다르지 않다.

북한은 그냥 남한이 보내준 ‘소’들을 잡아서 몰래 불고기 파티를 열었을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북한이다. 북한은 ‘소’ 한 마리도 키우기 힘든 곳이고 또 ‘소 불고기’도 먹기 힘든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북한은 전쟁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이런 북한을 정상적으로 대하고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려니 대한민국이 힘들지 않을 수가 없다. 아무튼 2023년이 저물어 가는 때에 북한으로부터 들리는 소식 가운데 반가운 것은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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