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학아세(曲學阿世) 학문(뜻)을 굽혀서 세상에 아부한다

배운 것이 많고 똑똑한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다. 그런데 배운 것이 많아도 그 뜻을 굽혀서 세상에 아부한다면 자신의 처세를 위해 이익만 좇는 것과 같다. 출세하기 위하여 곡학아세(曲學阿世)를 하는 이도 있고, 명예나 이득을 얻기 위하여 자신의 배움을 거짓으로 세상에 알리는 자들은 아주 오래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곡학아세(曲學阿世)

‘학문을 왜곡하여 세상에 아첨한다’는 말로, 자신의 출세와 이익을 위해서 배운 지식과 신념을 깡그리 왜곡시키면서 세상에 아부하고 굴복하는 자의 태도를 비유한 것이다.

曲 : 굽을 곡, 學 : 배울 학, 阿 : 아첨할 아, 世 : 세상 세

곡학아세(曲學阿世) 뜻

원문은 “曲學以阿世”로 “세상에 아첨함으로써 학문을 굽히는 것”을 뜻한다.

사람이란 출세에 눈이 멀면 자신이 배운 것이고 양심이고 뭐고 다 필요없다. 오히려 자신이 배운 알량한 지식을 출세의 도구로 활용하고 왜곡시켜서 이득을 취하는 이가 많다. 이와 같이 배운 것을 이용하여 세상에 아부하는 이들을 통틀어 곡학아세(曲學阿世) 한다고 한다.

곡학아세(曲學阿世) 유래

사마천의 ‘사기(史記)’의 ‘유림전(儒林傳)’에 나온다.

때는 바야흐로 한나라 6대 황제 때다. 이때 황제였던 경제는 선정을 베풀기 위해 널리 유능한 인재를 구하였다. 그러던 가운데 산동 지방에 살고 있던 원고생(轅固生)이라는 선비가 훌륭하다고 하여서 그를 불러 박사(博士) 벼슬을 주었다. 그러나 원유생은 당시 나이도 많았고 할 말을 굽히지 않아서 주변의 신하들은 그를 매우 불편하게 여겼다. 그러니까 신하들의 입장에서 간신같이 굴어야 편한데 자꾸 직언을 하니 그냥 같이 있기도 불편해하였다. 그래서 원고생은 같은 동료 신하들로부터 배척을 받기도 하였고, 그의 벼슬을 거두라는 상소까지 했다.

한편 원고생(轅固生)은 나이가 점점 먹으면서 사퇴를 했었는데 그의 이름을 알게 된 7대 황제 무제가 다시 그를 불렀다. 그런데 이때 같이 등용된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공손흥이라는 젊은 학자였다. 그러나 공손흥은 원고생을 우습게 보고 깔보았다. 하지만 원고생은 이렇게 자만감이 가득한 그를 보고 타일렀다.

“학문의 바른길이 어지러워져 잡된 것들이 유행하고 있네. 이대로 두면 학문이 본래의 모습을 잃고 말걸세. 자네는 젊은 데다 학문을 좋아한다는 말도 들었네. 부디 올바른 학문을 닦아 세상에 널리 알려주게. 결코 ‘배운 것을 굽혀 세상에 아부하는(曲學阿世)’ 일이 없기를 바라네「公孫子, 務正學以言, 無曲學以阿世!」 라고 원고생(轅固生)은 말했다. 그러자 공손흥은 자신이 큰 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닫고 그에게 용서를 구했다. 한편 공손흥은 원고생의 제자가 되어 훗날 황제가 신임하는 신하가 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사기》유림전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곡학아세(曲學阿世)가 주는 교훈

사람은 출세를 하고 이익을 취하는데 능한데 여기에 자신이 배운 지식과 신념을 도구로 활용하는 이들이 있다. 그런데 정말 심각한 문제는 이렇게 배운 것을 굽혀서 세속에 아부하다 보니 결국에는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일이 따르고 지식인으로서의 사명도 저버리게 된다. 또한 이렇게 곡학아세(曲學阿世) 하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고 무더기로 출현을 하면 세상은 크게 어지럽게 된다. 지식이나 학문으로 권력에 아첨하는 행위는 결코 종말이 좋지 않다. 권력에서 멀어지게 되면 아무리 곡학아세(曲學阿世)를 하였어도 살아 남기가 어렵고 부끄러운 생을 마감하게 된다.

곡학아세(曲學阿世)는 권력, 출세, 이득을 위하여 자신이 배운 것을 교묘하게 써 먹는 자를 비꼬는 말로 흔히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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