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군주는 신하를 제대로 잘 써야 성공한 군주가 된다. 신하들 가운데는 아첨을 일삼고 군주의 마음을 흔들어 사리사욕을 채우는 간신이 있는가 하면, 정직하고 충언을 일삼는 충신도 있다. 그런데 군주의 입장에서 보면 달콤한 말은 듣기 좋고, 쓴 말은 듣기가 싫다. 그래서 충신보다는 간신이 군주의 마음을 더 홀린다. 그렇다면 현명한 군주가 되기 위해서는 신하를 잘 써야 하는데 중국에서는 황제가 신하들 가운데 간신을 구분하는 방법이 있었다. 바로 변간법(辨姦法)이다. 여불위는 팔관육험법(八觀六驗法)을 통해 군주는 간신을 알아채야 한다고 한다.
간신을 알아보는 방법, 변간법(辨姦法)
군주가 간신을 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간신이 이마에다가 ‘나는 간신이다’라고 표식을 붙이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말이나 행동으로는 쉽게 구분을 하기 어렵다. 간신이 어리석은 군주의 마음을 현혹하고 사악한 일을 전횡(專橫)하도록 꼬신다면 세상은 어지럽고 결국 나라는 망조가 든다. 따라서 군주는 스스로 인격을 닦고 성인의 자세로 자신을 유혹하는 간신을 물리치는 지혜를 갖춰야 했다. 군주의 입장에서는 간신을 잘 구별하는 것이 올바른 정치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여불위의 팔관육험법(八觀六驗法)
사람은 모두가 비슷하지만 말과 행동이 모두 다르고 지능 지수도 또한 차이가 난다. 또한 사람은 그가 어떤 자리에 있느냐에 따라서 교묘한 말로 자신을 포장하고 다른 사람을 현혹한다. 이것이 바로 어리석은 군주가 간신에게 놀아나는 까닭이다. 태어나면서 지능이 모자라거나 또는 학습이 덜된 어리석은 군주는 간신에게 홀리게 되어 있다. 그래서 여불위는 인간을 여러 방면에서 살필 것을 주장하였는데, 그것이 이른바 “팔관육험법(八觀六驗法)”이다.
중국이 아주 혼란하였던 전국시대 진나라 때 여불위가 천하의 지식을 끌어모아 편찬했다는 <여씨춘추>에 ‘사람을 관찰하는 8가지 방법’이라 하여 ‘팔관법’(八觀法)은 바로 간신을 구분하는 변간법이다. 세상이 어지러운 판국에 군주를 모시는 신하가 간신이라면 나라 꼴이 말이 아닐 것이 망국의 지름길이 되기에, 여불위는 사람 보는 눈을 정확하게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이렇게 정리한 것이다.
팔관법(八觀法)
- 순조로울 때 어떤 사람을 존중하는지 본다.
- 높은 자리에 있을 때 어떤 사람을 기용하는지 본다.
- 부유할 때 어떤 사람을 접촉하는지 본다.
- 무엇을 말하는지 무엇을 하는지 본다.
- 한가할 때 무엇을 하는지 본다.
- 친해진 뒤 말 속에 드러나는 뜻을 본다.
- 좌절했을 때 지조를 본다.
- 가난할 때 그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는지 본다.
육험법(六驗法)
- 기쁘게 해서 천박하게 행동하지 않는지 본다.
- 즐겁게 해서 취향을 본다.
- 화를 돋워 통제능력이 있는지 본다.
- 두렵게 하여 견딜 수 있는지를 본다.
- 슬프게 하여 스스로를 지탱할 수 있는지 본다.
- 힘들게 하여 의지를 본다.
간신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비록 군주가 아니더라도 이 세상을 살면서 주변에 있는 사람이 혹시 간신의 자질을 갖고 있는지 주변을 잘 둘러보시길 바란다. 직장관계나 인간관계에 있어서 간신은 존재한다. 그들은 당신에게 달콤한 말을 하면서 잘못된 행동을 하도록 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취한다.
시대를 달리 하여도 정치든 사업이든 결국은 누가 자신의 곁에 있는가에 따라서 성패가 결정된다. 아무리 기술력이 좋은 회사이든 또는 고급 인재이든간에 결국 문제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을 진정하게 알아보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왜냐하면 사람을 알아보는 사람 또한 스스로의 자질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을 먼저 겸허하게 판단하고 타인을 정확하게 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남에게 잘 보이고자 한다. 그리고 타인의 귀를 간지럽게하여서 이득을 취하려고 하는 것이 바로 사람이다. 간신은 인간이 사회를 구성하고 같이 살아가는 한 과거에도 존재했고 지금도 있고 미래에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간신을 바로 알아보는 것이 현명한 삶을 사는 지름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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