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사태 주범인 권도형은 미국이 아닌 대한민국으로 오려고 하는가

권도형, 그는 단군 이래 코인 하나로 세상을 농락한 불세출의 사기꾼이자 천재적 두뇌의 소유자이다. 한때는 그가 촉망 받는 IT 기업인으로 부각되기도 하였다. 코인 개발을 통해 CEO로 엄청난 부를 이루고 세상의 주목을 받았지만 권도형의 사기 행각이 밝혀지면서 그동안 쌓았던 많은 것들은 한 순간에 무너졌다. 그리고 그는 먹고 튀었다. 아주 멀리 지구를 한 바퀴 돌면서 잡힐 듯 말듯 숨어 버렸다.

권도형은 코인 투자자들에게 400억달러(약 51조5000억원) 이상의 피해를 입힌 혐의로 지명 수배중이었다. 그러다가 오랜 기간동안 도피행각을 즐기다가 결국에는 몬테네그로에서 2023년 3월 체포되고 그곳에서 수감되었다. 미국 검찰은 권도형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암호자산 증권 사기를 계획했다는 혐의로 기소에 나섰고 그를 잡으려고 혈안이 되었다. 그러다가 몬테네그로에 숨어있다가 그곳에서 체포되어 구금되었다.

권도형의 테라·루나 폭락 사태

2022년 5월 경 암호화폐 시가 총액 5위 이내로, 개당 10만 원에 달하는 메이저 코인인 루나 코인이 1주일 사이 개당 1원도 되지 않는 수준, 즉 –99.99999%까지 폭락하는 전례 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인한 피해액이 전 세계적으로 약 450억 달러(약 59조원)로 집계되고, 국내에만 피해자가 약 28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권도형이 개발했다는 문제의 루나와 테라는 많은 사람들에게 천문학적 금액의 피해를 입혔다. 좌우지간 단군 이래 이렇게 대한민국의 좁은 영토를 떠나서 전 세계를 상대로 엄청난 사기를 친 인물은 없을 것 같다. 아무튼 문제는 그가 코인을 발행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큰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권도형을 잡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도 불을 켰다. 권도형으로부터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은 온라인 카페를 만들어서 ‘테라 루나 코인 피해자 모임’도 만들었다. 금전적으로 피해를 본 회원들은 권도형이 별도의 이윤 창출 모델 없이 신규 투자자의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폰지 사기’를 쳤다고 한다.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돈을 벌 수 없는 구조인데 마치 돈을 벌 수 있는 것 같이 하여서 투자자를 모아서 그 돈으로 돌려막기 하는 사기를 쳤다는 것이다.

권도형 체포당하다

2023년 3월 23일 22시 37분, 무려 307일 간의 도주를 했다가 몬테네그로의 수도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위조된 코스타리카 여권을 사용하려다가 권도형은 체포당했다.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권도형의 지문을 대조한 결과 권도형의 지문이 맞다고 현지 경찰은 발표하였다.

그는 2022년 4월 한국을 떠나서 싱가포르에 있다가, 같은해 5월 21일 잠적했다. 그리고 바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거쳐 세르비아로 도주했으며 이어서 몬테네그로를 통해 두바이로 가려다 붙잡힌 것이다. 당시 공항에는 전세기가 긴박하게 대기 중이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권도형은 잡힐 때는 코스타리카 위조여권을 사용하려다가 잡혔던 것이다. 여기까지만 봐도 가히 007급이다. 머리가 워낙 좋다 보니 여권도 위조해서 다녔던 것 같다. 권도형은 체포 당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 이외에도 한국 여권과 벨기에 위조 여권을 가지고 있었으며, 벨기에 여권에는 ‘왕(Wang)’ ‘응우옌(Nguyen)’ 등 가명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권도형, 왜 한국으로 그토록 오고 싶어 하는가

권도형은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되어 구금되었다가 미국 검찰의 요청에 따라서 미국에 송환 될 처지였다. 그런데 뉴스를 통해서 그가 한국 송환을 강력하게 희망했고 소원대로 한국행이 결정되었다.

권도형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국민으로 당당하게 한국에서 재판을 받고 싶어서 일까? 아니면 불타는 애국심으로 자신의 생애를 한국에서 마치고 싶어서일까? 위조여권으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다가 이제는 한국에 안착하고 싶어서일까?

권도형은 미국은 정말 가기 싫었을것이다. 권도형이 미국에서 재판을 받고 그곳의 교도소에서 징역 생활을 한다는 것은 상상만해도 끔찍했을 것이다. 권도형은 정말 미치도록 사랑하는 조국 대한민국으로 돌아오고 싶었다.

사실 대한민국은 경제 사범에 있어서 세계적으로 매우 관대한 나라이다. 범죄를 저질러도 범죄자의 인권을 중시하고 그의 죄가 있어도 기회만 잘 타면 사면을 받아서 대충 살다가 나오면 된다. 그리고 또 사기를 치고 대충 교도소에서 살다가 형이 정지되었다가 풀리면 또 사기를 치는 ‘구조적 사기국가(Structural Fraudulent Criminal State)’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경제사범이 받는 최고 형량이 고작해야 약 40년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시스템을 중시하는 미국에서는 그렇지 않다.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해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다. 따라서 권도형이 미국에서 재판을 받는다면 징역 100년형이 넘을 수 있다. 그리고 가석방이 없는 종신형을 받고 감옥에 수감되면 그는 흑인 죄수들로부터 밤마다 시달림을 받는 이중고통을 감내해야 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권도형은 미국 보다 한국행을 강력하게 원해 온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미국에 비해 경제 범죄 형량이 낮기에 권도형으로서는 대한민국에서 재판을 받으면 장땡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가상화폐가 증권상품으로 인정되지 않아 자본시장법 적용이 가능할지부터 불분명하다. 따라서 가상화폐가 증권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과 법도 전무하기에 권도형의 사기 행각은 관대한 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권도형의 입장에서는 한국행이 결정된다면 그동안 꼬불쳐 둔 막대한 자산을 이용하여 전관예우라는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미풍양속 아래서 고액의 법률 자문을 받아 수사·재판을 지연 시킬 수 있는 각종 혜택도 당당하게 받을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재판을 지연시키는 다양한 방법으로 변호인 교체, 공판 연기 신청, 법관 기피, 망명 신청, 위헌 법률 심판 제청, 보석 청구 등 기가 막히게 범죄자를 위한 종합선물세트가 준비되어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 평생 동안 권도형은 재판을 받는다고 허송세월을 보내면서 해피한 말년을 보내게 될 것이다.

그런데 세상이 그렇게 만만한 것은 아니다. 권도형이 미국으로 갈 수도 있고 또한 대한민국에서 형을 다 마쳐도 또 미국에서 수형 생활을 할 여지는 있다.

권도형, 혹시 미국으로 갈 수 있다

일단 권도형의 조국인 대한민국으로 인도하는 사법적 절차는 그곳에서 마무리됐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가 정말 한국으로 송환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6일 항소법원의 파기 환송을 보도하면서 권씨의 인도국이 어디로 결정되든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이 최종 승인 권한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몬테네그로의 안드레이 밀로비치 법무부 장관이 그동안 권도형씨 송환국과 관련해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대외정책 파트너”라고 밝히는 등 미국행에 무게를 둬왔다는 점에서 사법부의 결정을 그대로 수용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권도형, 한국에서 형 마쳐도 미국에서 또 수형 할 수 있다

일시적으로 한국으로 먼저 와서 권도형이 재판을 받고 형이 집행될 수 있으나, 미국에서도 또 수형 생활을 할 가능성은 농후하다. 한국에 와서 재판을 받고 형을 받았다고 그가 저지른 국제범죄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닌 것이다. 그래서 블룸버그 통신은 “권도형이 먼저 모국인 한국에서, 그리고 난 뒤 미국에서 여생의 대부분을 감옥생활로 보내게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라고 간파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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