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局動向分析] 한동훈 비대위, 과연 성공할 수 있는가?

2024년 총선을 앞두고 불이 난 국민의힘의 비상 상황을 끄러 간 특급 소방수 한동훈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지명된 한동훈이 정식으로 임명되면 그에게는 당장 뚫고 지나야 할 관문이 많다. 그리고 그 관문을 잘 통과하는가 또는 못 통과하는가에 따라서 한동훈이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가 되는가 마는가로 직결될 것이다.

12월 27일에는 이준석 전 대표의 탈당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12월 28일에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 처리’가 예정되어 있다. 12월 29일에는 ‘비상대책위원 인선’을 마무리 해야 한다. 일단 그에게 닥친 세 가지 관문은 한동훈의 정치적 능력을 바로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 후 김건희 특검’이 나오자 격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동훈-비대위-성공할 것인가

과연 한동훈은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자리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한동훈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되자 마자 통과해야 하는 관문 앞에서 많은 고민을 해야 되는 상황이다. 그리고 지금의 정치적 상황을 어떻게 이끌고 나가야 앞으로 자신의 입지나 위상이 정립될 것인지 잠이 오지 않을 것이다. 고민을 많이 하면 원래 잠이 오지 않는 법이다.

한동훈의 세 가지 관문

“한 전 장관이 (김건희 특검법의) 독소조항과 시점을 제하면 (특검법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기사가 유력 보수지에까지 나왔다”며 “(윤 대통령이)그에 대해 대노한 것으로 안다”는 말을 했다고 뉴스1은 12월 25일 보도했다.

일단 첫 관문은 국민의힘 당내 혁신 보다 ‘김건희 특검법’ 이라는 당외 문제이다. 한동훈은 지난 12월 19일 정치에 뛰어들 것을 시사하며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입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법 앞에 예외는 없어야 한다. 국민들이 보시고 느끼기에도 그래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건희 특검법이 한동훈의 첫 관문

한동훈은 “그 법안들은 정의당이 특검을 추천하고 결정하게 돼 있다. 그리고 수사상황을 생중계하게 돼 있는 독소조항까지 들어있다”고 규정했다. ‘악법’이라는 근거로 그는 두 가지를 제시했다. 바로 ‘야당의 특검 추천’, ‘특검 브리핑 조항’이다. 또한 “국회 절차 내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것은 ‘조건부 총선 후 특검’으로 풀이되었다.

그러나 대통령실에서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무조건 “수용 불가”라는 입장이다. 12월 24일 이관섭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김건희 특검법 등 ‘쌍특검’과 관련해 “저희들 입장은, 총선을 겨냥해서 어떤 흠집 내기를 위한 그런 의도로 만든 법안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확고하게 가지고 있다”고 밝혀 특검을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해법은 정공법이 불가피해 보인다. 용산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수용을 거부한다고 똑 같이 따라서 반대하는 입장만 한동훈이 견지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수세에 몰릴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국민적 공감을 잃지 않는 범주내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대응 방안을 한동훈은 고심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관문, 비대위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미 한동훈의 머리 속에는 국민의힘 비대위 구성에 대한 모든 것들이 세팅 되어 있을 것이다. 586 운동권으로 주축이 된 더불어민주당과 차별화 된 참신한 70년대부터 90년대생으로 이루어진 789 정당으로 국민의힘을 바꾼다는 썰도 들린다. 아무튼 국민의힘은 환골탈태(換骨奪胎) 해야 하는 상황에 있는데 한동훈이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한동훈은 비대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을 결속시켜 원팀으로 총선을 이끌어야 하는데, 비대위의 활동과 함께 총선 공천 작업은 그의 정치적 판단과 능력을 모두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한동훈이나 새롭게 비대위원으로 선발된 젊은이들이 과연 ‘정치’를 얼마나 잘 알고 바꿀 것인가 하는 것이다. 혹자들은 “정치를 모르는 것이 더 낫다” 라는 신선한 시각으로 기대하겠지만 이 또한 두고 볼 일이다.

시대정신을 제대로 인식하고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사람을 비대위에 발탁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세 번째 관문, 이준석 탈당 이후 당내 상황 정리가 중요하다

국민의힘에서 이준석이 차지하고 있던 비중은 사뭇 간과할 수 없다. 이준석이 따로 살림을 차려 나가는 상황에서 공천 문제 등이 얽히면서 당내 분위기는 극단으로 치우칠 것은 분명하다. 또한 공천에서 탈락 되는 당 중진급 의원들도 다독여 나가야 할 것이다. 여기서 한동훈의 능력이 드러날 것이다.

정치 경험이 일천한 한동훈은 총선 공천이라는 정치 방정식을 잘 풀어야 할텐데 이것이 밖에서 계산기 두들기는 것과는 다를 것이다. 왜 장기판도 훈수를 두기는 쉽지만 막상 내가 장기판에 앉으면 그 수가 안 보이는 것과 같다. 이와 동시에 기존의 당 중진들에게 공천을 주든 안 주든 한동훈은 그들의 눈치를 안 볼 수 없다. 오죽하면 여의도 거사로 소문난 김종인이 “정치를 한 번도 안 해봤던 사람인데 갑자기 와서 뭘 할 수 있겠냐”며 ‘한동훈 비대위’의 성공 가능성을 일축했겠는가?

한동훈호, 과연 순항할 것인가?

김건희 특검법, 당정관계 변화, 공천 문제, 당내 통합과 혁신, 세대교체 등은 한동훈이 비대위원장이 되자 마자 풀어야 할 고난도 과제이다. 어찌보면 바로 코 앞에 있는 정치적 관문을 잘 통과하는 것이 한동훈 비대위의 성패를 조기에 좌우할 수 있다.

과거 박근혜가 비대위원장이 되어서 다 쓰러져 가는 한나라당을 새누리당으로 바꾸면서 신장개업을 했던 효과를 한동훈도 그만큼 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사실 박근혜는 이미 정치권 내에서 상당 기간 자신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에서 중도 확장전략으로 비대위를 꾸려 나갔다. 그런데 한동훈이 중도로 외연을 넓히려면 결국 윤석열 대통령과 대립각을 어느 정도 세워서 자신만의 존재감을 얻어야 하는데 이것은 그의 정치적 입문 과정을 볼 때 태생적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 대노(大怒)하고 있다는 ‘김건희 특검법’에서부터 한동훈은 묘수(妙手)를 내야 할 것이다.

지금 한동훈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중적 인기를 한 몸에 모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것이 자체적으로 정치적 능력이 있어서 된 것이라기 보다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법무부장관이 된 후광효과(後光效果)에 따른 것이기에 자생적으로 얼마나 싹을 키워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제는 따스한 온실에서 벗어나 정치판이라는 야생의 들판에서 자신의 본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야 하는 그의 시간이 왔다.

한동훈 비대위, 과연 성공할 것인가

한동훈은 말의 화법에 있어서 능란하다는 것은 일단 인정된다. “여의도 문법, 모양새에 머뭇거릴 이유 없다”는 그의 단호한 언급을 보면 여의도 정치판에 발을 디딘 그가 강력한 쇄신과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런데 이러한 말의 성찬(盛饌)보다는 행위에 따른 결과가 중요하다. 한동훈은 이제 정치적 관문을 어떻게 통과하면서 세상에 자신을 어떻게 드러낼 것인지 분명히 할 때가 왔다.

정치판이라는 곳이 원래 ‘도마’와 같다.

정치판에 올라 간 정치인은 자신이 한 마리의 생선이 되어서 비늘과 뼈를 도려내고 맨살을 전부 드러내야 한다. 정치인은 정치판에서 감출 것이 없고 올려진 도마 위에서 철저하게 해부 당하는 것이다. 그렇게 도마 위에 올려진 상태로 국민이 들여다 보고 생선이 싱싱하다거나 또는 상했다고 말한다. 보기에는 싱싱했지만 도마 위에 올라 간 생선이 신선하지 않다면 사람들은 실망하고 뒤 돌아선다. 이것이 바로 정치이다. 한동훈은 이제 시작이다. 그렇다면 그가 성공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일단 그에게 주어진 관문을 헤쳐 나가는 과정을 보면 거기에서 답이 보일 것이다.

국민의 눈높이에 눈을 맞추고 뚜벅뚜벅 큰 길로 걸어가면 살 것이요, 한 눈을 팔면서 샛길로 가면 망할 것이다. 송나라 때 무문혜개선사(禪師)의 법문을 제자인 종소가 엮은 선종무문관(禪宗無門關)이라는 책에 있는 “대도무문 천차유로 투득차관 건곤독보(大道無門 千差有路 透得此關 乾坤獨步)” 문구를 한동훈이 알고는 있는지 모르겠다. 한자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이라서 모를 수도 있겠지만, 세상을 경영하고자 한다면 이런 뜻을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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