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도생 各自圖生 각자가 스스로 살길을 도모한다

계묘년 새해를 맞이하여 어떻게 사는 것이 지혜로운 것인지 생각해봐야 할 때입니다.

2023년은 그 어느 때 보다 살기가 힘들고, 삶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모두가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 온 것 같습니다. 물가는 폭등하고, 점심값도 부담되고, 사람을 만나 돈을 쓰기도 어렵습니다. 지금과 같이 이렇게 어려운 때 생각나는 사자성어가 바로 ‘각자도생‘입니다.

한마디로 각자가 제 갈길로 살아갈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각자도생


각자 제 갈길로 살 길을 찾는 사람들

각자도생(各自圖生)은  ‘각자 스스로 살기를 도모한다’, ‘자기 스스로 살기를 찾는다’는 뜻입니다.

결국 자신의 인생의 무게는 자신이 감당하고 살아가는 방법을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각자도생 各自圖生 한자 뜻

各 각각 각, 自 스스로 자, 圖 꾀할 도, 生 날 생

각자도생 유래

모든 고사성어가 중국에서 유래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각자도생은 중국에서 유래된 고사성어가 아닙니다.

중국 고사성어에 ‘각자도생’이란 말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럼 이 말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바로 우리나라입니다.

각자도생은 조선왕조실록에 무려 네 번이나 등장하는데, 그 내용들은 하나같이 나라가 외적의 침입으로 유린되고 기근으로 도탄에 빠지자 백성들이 스스로 살길을 찾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임진왜란과 정묘호란으로 조선의 명운이 위기에 처한 가운데 백성들은 살길이 막막했습니다. 1594년 선조실록을 보면 ‘백성들이 장차 살육(殺戮)의 환난(患難)에 걸릴 것이니, 미리 알려 주어 각자 살길을 도모할 것’을 당부하는 내용의 비변사(備邊司) 보고가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인조(1627년) 때는 ‘종실(宗室)은 모두 나라와 더불어 운명을 같이 할 사람들인데, 국난(國難)을 당하자 임금을 버리고 각자 살기를 도모한 것은, 실은 작은 죄가 아니다’라고 기록하고 있어 이때부터 이미 각자도생을 하기로 했던 것입니다.

결국 나랏님을 믿을 수 없고 살 방도가 없으니 백성들이 스스로 살길을 찾아야 했습니다.

조선 시대때 부터 우리 백성들은 각자도생의 생존 DNA를 갖게 된 것입니다. 

- 조선왕조실록에 나오는 말

각자도생의 시대

각자도생(各自圖生)할 때라는 말은 시대가 너무 어려워져서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고 스스로 살아가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이럴 때 오로지 힘이 되는 것은 가족과 핏줄이고 다른 사람들은 믿을 수가 없습니다.

각자도생은 어찌보면 같은 공동체 일원으로 서로 협조하면서 신뢰하는 삶의 방식이 아니라 자신만이 살길을 찾는 처절한 생존방식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각자도생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겨우 살기에 급급한 삶의 현실 가운데 제각기 살아나갈 방도(方途)를 꾀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조선 시대 순조(1809) 때에 흉년의 실상을 상소한 내용에 ‘각자도생’이라는 표현을 했다고 합니다.  ‘나무껍질과 풀뿌리로 연명하면서, 각자 살기를 도모하고 있고, 어미는 자식을 버리고 남편과 아내가 결별하였으며, 떠도는 걸인들이 무리를 이루고 있다’고 기록은 전합니다. 어찌 보면 세상이 시간만 달라졌지, 알고 보니 극심하게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가장이 실직하고 가정이 붕괴하는 지금의 우리 현실과 묘하게 데칼코마니 됩니다.

말로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외쳐 왔지만, 실상은 우리 모두 ‘각자도생’의 길만 찾고 있습니다.

각자도생의 시대에 있어 나는 정말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해 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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