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 한 단 가격에 총선 민심이 흔들거린다

정치를 하면서 국민을 향해 말 할 수 있는 것은 딱 두 가지이다. 하나는 있는 사실을 그대로 말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있는 사실에 더 하거나 빼는 것이다. 있는 사실을 더하거나 빼면 당장에는 국민들에게 감동적으로 다가 갈 수 있다. 왜냐하면 멋있으니까 그렇다. 있는 사실을 그대로 하면 밋밋하기도 하고 궁색할 수 있다. 그런데 당장에 멋있게 보이려고 더 하거나 빼다가는 나중에 큰 코를 다친다.

그저께 18일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서초구에 소재한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았다. 그곳에서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 같다”고 말하였는데, 이게 논란으로 불거지고 있다. 지금 시장에서 대파를 사 본 사람들은 모두 알겠지만 최근 장바구니 물가가 폭등을 해서 도저히 대파 한 단이 875원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시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그리고 해당 매장은 그 가격이 진짜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할인행사를 계속 연장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대파 한 단 가격에 민심이 흔들린다

대통령실과 유통업계는 ‘대파 한 단 875원’은 정부 지원금(산지 납품단가 지원) 2000원, 농협 자체할인(1000원), 정부의 농산물 할인쿠폰 30%(375원)까지 반영된 가격이라는 것이다. ‘875원 행사’는 대통령 방문일인 18일부터 오는 20일까지 한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대파 가격을 놓고 시중에선 대통령 방문에 대비한 맞춤형 가격이라고 꼬집는다. 그러다보니 대통령이 왔을 때만 적용되는 대파 가격이 아니라고 농협 하나로마트는 계속 대파 한 단을 875원에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은 일단 오는 27일까지 대파 한 단을 875원에 판매한다. 1인당 5단씩 하루 1000단 한정 판매다. 그러나 원래 매장에서는 이날까지 할인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대통령 방문에 대비한 맞춤형 가격이란 비판이 나오자 행사 기간을 연장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로마트 양재점은 대파를 제외한 다른 농산물 가격은 다음 주부터 올려 받기로 했다. 사과는 1.5㎏ 기준 5530원에서 6230원으로, 애호박은 1330원에서 1386원, 청양고추는 1372원에서 2646원으로 각각 인상하기로 한다니, 알고 보면 생활물가는 고공행진중이다.

대파와 총선

하나로마트에서 대파를 900원이 채 안 되는 가격에 팔 수는 있다. 그런대 진짜 문제는 마트에서는 4천원에서 7천원이 넘기도 하는데, 일반 서민들이 875원에 대파 한 단을 과연 과연 살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대파 한 단을 875원에 팔면 대파 생산자는 과연 그렇게 해서 제대로 농가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시중에서는 “고물가 시대에 고통 받는 서민들을 대놓고 우롱하는 것도 아니고, 세상물정 모르는 처사에 울화통이 터진다”면서 민심이 악화일로에 있다. 그러니까 용산의 비서실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대통령의 기분을 좋게 하려고 그렇게 행사를 기획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국회의원 선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참 쓸 데 없는 행사를 하는 것이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대통령이 세상물정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고, 대통령은 대파 한 단에 875원이라니 지금이 태평성대가 아닌가 생각할 것 아닌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다. 차라리 대파 가격이 정상적인 곳인 곳에 가서 대통령이 서민의 빠듯한 생활을 걱정해 주는 모습이 더 보기 좋았을 수 있다.

대통령을 바보로 만들지 마라

대파 한 단 가격이 875원이라는 것에 만족해 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는 국민들은 참담할 수 있다. 대통령은 있는 사실을 그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주변 참모들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이상한 곳으로 데리고 가서 모든 것이 잘 되어 가고 있다는 식으로 하는 짓거리는 망하는 첩경이다.

지금 대통령 비서진들은 근본적인 물가 관리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고 농산물 생산과 유통 구조 안정화를 위해 무슨 대안이라도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파 가격이 875원이라는 말에 대통령이 가는 마트마다 국민들이 줄을 서서 갈 수도 없는 일이다. 지금과 같은 해프닝이 반복된다면 국민들은 대통령을 바보로 여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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