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局動向分析] 장제원 불출마, 살을 주고 뼈를 취하다

국민의힘은 지난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서울 6석 내부 보고서 유출,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조기 해산 등으로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12월12일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면서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로 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장제원의 총선 불출마는 코마(Coma) 상태에 놓인 국민의힘에게 강한 전기자극을 주었다. 한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위기를 정면 돌파할 것 같이 보였지만 장제원 불출마 선언으로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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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총선에서 도저히 이길 수 없다는 인식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팽배해졌다. 그렇다면 국민의힘은 위기를 극복하고 비대위 체제로 갈 것인지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국민의힘, 비대위 체제로 갈 것인가

장제원 불출마, 살을 주고 뼈를 취하다

장제원 불출마는 국민의힘 지도체제의 무기력함을 붕괴 시키는 결정타였다. 이것을 가장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육참골단(肉斬骨斷)이라 할 수 있다. 장제원의 ‘살을 주고 뼈를 취한다’는 불출마 선언으로 인해서 국민의힘은 비대위의 길을 갈 수 밖에 없다. 국민의힘 당 지도부가 머뭇거리고 친윤 중진 의원들을 향한 용퇴론이 이어지는 가운데 장제원의 불출마 선언은 여권이 전면 재구성 될 수 밖에 없는 프레임을 짜게 만들었다.

장제원 불출마 선언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빠른 시간내 용퇴를 내려야 할 것을 촉진했다. 혁신위 조기 해산으로 인한 책임론과 장제원의 불출마는 지금의 당 지도체제로는 차기 총선을 도저히 치룰 수 없다는 결론을 도출한 것이다. 지금 현 시점으로는 김기현 당 대표가 사퇴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다.

김기현 대표가 사퇴할 경우

1안 : 국민의힘 비대위 전환

국민의힘은 김기현이 대표직을 사퇴할 경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이 불가피할 것이다. 총선을 불과 3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당 대표가 궐위되는 상황에서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변화와 혁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이 찾을 것이다. 차기 비대위원장이 누가 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이나 지금 돌아가는 정치판 상황으로는 한동훈이 적임자 중 하나로 떠 오를 것이다. 또는 윤석열 대통령과 의중이 잘 교환되는 인물이라 할 수 있는 김한길이 등용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2안 : 임시전당대회 개최를 통한 새 당 대표 선출

당 대표 궐위시에는 국민의힘 당헌 제26조에 의거, 당 대표가 궐위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임시전당대회를 개최하여 다시 선출된 당 대표를 지명해야 한다고 한다. 당 대표의 잔여 임기가 6개월 미만일 경우 원내대표가 당 대표직을 승계하지만, 지금과 같이 김기현 대표의 임기가 15개월가량 남은 경우에는 새 당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 그러나 국민의힘 당헌 제96조에 의하면, 당 대표 사퇴 등 궐위 시 당 대표 권한대행이 그 즉시 지도체제를 비대위로 전환할 수 있다. 여기서 권한대행은 윤재옥 원내대표인데, 윤재옥이 그만한 키를 행사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차기 국회의원 총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중대한 상황에서 공천 등 중요한 정치일정이 당장 임박했는데 여유있게 임시전당대회를 열어 새 당 대표를 선출할 때도 아니다.

비대위가 아닌 선대위 체제로 가는 방안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를 거부하고 빠른 시간에 차기 총선 선대위 체제로 가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여기에는 김기현 대표가 당 대표를 유지하지만 차기 총선에는 불출마 한다는 단서 조건이 따를 수 있다. 그리고 차기 공천심사위원장 등은 외부에서 김기현 대표의 영향력이 없는인물이 영입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허수아비식 대리 사장 역할을 김기현은 원하지 않을 것이기에 외양만 선대위를 꾸미는 식으로는 가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공관위나 선대위 중심으로 굳건하게 선거를 대비하는 체제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만일 세를 얻는다면 윤재옥 원내대표가 원내대표 겸 권한대행을 맡는 ‘원톱’ 체제도 가능할 수는 있다. 김기현 대표가 직을 사퇴하더라도 다른 최고위원들이 사퇴하지 않으면 당헌당규상 비상상황에 해당하지 않기에 비대위가 아닌 권한대행 체제로 갈 수 있다. 그렇다면, 김기현 대표가 사퇴한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당은 대표 한명만 달랑 사퇴한 꼴이기에 명분도 없고 실리도 없는 상황에서 총선을 치루게 되는 것이다.

국민의힘, 어디로 가는가

변화하고, 혁신하라! 그렇지 않으면 변화 당하고 혁신 당한다.

달걀이 안에서 스스로 깨고 나오면 병아리가 되지만, 밖에서 달걀을 깨주면 프라이 밖에 되지 않는다. 역사는 스스로 변화하고 혁신하는 자에게 시대적 소명을 부여한다. 국민의힘은 변화와 혁신을 할 때인데 좌고우면하고 있었다. 서울 49개 지역구 중 우세를 보이는 곳은 간신히 6개에 그친다는 국민의힘 자체 보고서만 보더라도 지금 무엇을 할 때인지 알아야 한다.

2024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완패한다면 야당은 득의만만하게 정국을 주도할 것이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탄핵이나 개헌 발의조차 막지 못하는 무기력한 여당이 될 것이다. 차기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100석도 못 차지한다면 윤석열 정부는 사실상 식물정권이 될 것은 자명하다.

국민의힘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길 위에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길을 물을 때가 아니라 스스로 갈 길을 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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