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을 시작하면서 물가가 미친 듯이 오르고 있다. 농식품 물가 상승이 작년에도 있었지만 이제는 원화값 약세까지 가세하여서 물가 불안까지 대가리를 빳빳하게 쳐들고 있다. 특히 소비자물가는 과일, 채소 등 먹거리 위주로 크게 오르고 있다. 고물가(高物價)와 경기 부진이 동시에 나타나 우리 경제는 쌍코피가 터졌다.
내 배가 곪고 먹을 것이 없으면 다 개소리에 불과하다
요즘 물가, 홍고추 한 봉지 6,700원
요새 슈퍼마켓을 가니 작은 홍고추 1봉지 150g 가격이 무려 6,700원이다. 돈 1만 원을 가지고서 이제는 시장을 보기는커녕 고추 한 봉지 사면 끝이다.
대한민국에서 먹는 것에 대한 물가가 오르는 것이 비단 이런 식재료 뿐만 아니다. 밖에서 사 먹는 밥값도 껑충 뛰었다. 외식 물가 상승세도 가파르게 이어져서 쉽게 밥을 사 먹을 방법이 없다. 그래서 돈을 얼마 벌지 못하는 젊은 직장인들은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으로 대충 허기진 배를 채워야 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대표적 서민 외식 메뉴라고 알려진 자장면 가격도 최근 10년간 65%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12월 4500원이던 서울 자장면 한 그릇 가격은 지난해 12월 7423원까지 뛰었다. 그런데 사실 서울에서 자장면을 7000원에 파는 곳도 많지 않다. 웬만하면 8000원을 받는 곳도 많다.
비싸서 못 사 먹는다
김치고 뭐고 식품과 야채 가격이 워낙 오르다 보니 비싸서 못 사먹겠다. 최근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품목 상위 10개를 뽑아 보면 다음과 같다. 2025년 1월 3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물가 상승률이 높았던 품목은 다음과 같다
2024-2025 물가 상승률 높은 품목 10
배: 전년 대비 71.9% 상승
귤: 46.2% 상승
감: 36.6% 상승
사과: 30.2% 상승
배추: 25.0% 상승
무: 24.5% 상승
김: 21.8% 상승
토마토: 21.0% 상승
당근: 20.9% 상승
맛김: 23.6% 상승
버는 돈은 없는데 물가만 오른다
근로자 월급 상승세가 2년 연속 둔화했지만 소비자 물가는 급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니까 버는 것은 없는데 물가만 오르는 꼴이다. 근로 소득과 물가 상승률의 격차가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니 어째 나라가 점점 이상해진다. 돈이 원래 많거나 훌륭한 조상을 둬서 땅이 많은 부자들은 현금도 빵빵하니 별 문제라고 여겨지지 않겠지만, 한 달 벌어서 한 달 먹는 인생은 김치 한 포기 가격만 올라도 삶이 팍팍하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다 개소리에 불과하다
자고(自古)로 동서고금(東西古今)을 통틀어서 왕조가 바뀌고 역사가 달리 쓰이는 것은 백성이 못 먹고살면서 일어날 때이다. 세상의 일은 아주 간단하다. 먹는 것에서부터 모든 문제가 출발하고 해결이 된다. 입으로 지상낙원(地上樂園)과 태평성대(太平聖代)를 위대한 지도자가 부르짖어도 정작에 내 배가 곪고 먹을 것이 없으면 다 개소리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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