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투스트라, 그는 누구인가?
니체의 친구인가?
아니면 또 다른 니체인가?
도대체 누구인가?
많은 사람들이 니체의 대표작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입에 올리고 떠들지만 정작 그가 누구인지 잘 알지 못한다. 그냥 니체의 책에 나오는 주인공인가? 사실 알고 보면 니체 본인도 차라투스트라를 만나 본 적도 없다.
인간은 끊임없이 극복하고
위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차라투스트라, 그의 본명은 ‘스피타마 자라투스트라’로 고대 페르시아의 예언자이며 조로아스터교의 창시자다. 그런데 니체는 도대체 어떻게 고대 페르시아 사람을 자신의 책에 등장시켰을까?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서양 철학을 이해하기에는 어렵다 그래서 니체의 철학 책도 마찬가지로 어렵다. 니체는 정말 알 수 없는 괴짜로 알려졌는데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을 위한 철학을 피력했다. 니체의 저작 가운데 우리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1883년 발표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만인을 위한, 그러나 어느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책 (Also sprach Zarathustra: Ein Buch für Alle und Keinen)”가 원제이다. 책의 제목도 원래는 엄청 길고 난해하다. 만인을 위한 것이나 그 어느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역설적인 제목 자체도 그 얼마나 철학적인가? 보통 이런 책 제목에 일반 사람들은 혹 할만 하다.
그래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지적 호기심으로 한 권 사서 읽기 시작한 사람들은 많은데 정작 니체가 전하고자는 생각을 이해한 독자들은 많지 않다고 한다. 비유와 상징으로 가득한 글귀 그리고 서양의 지식과 전통을 잘 모르는 우리들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패러디가 있다. 그래서 읽다가 도대체 무슨 말인가 고민하다가 덮어 버리는 책이 바로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이다.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를 주인공으로 삼아 소설 형식으로 철학을 풀어냈다. 그는 이 책으로 자신이 “인류에게 이제까지 주어진 그 어떤 선물보다도 큰 선물을 주었다”고 말 할만큼 자부심을 가졌다.
왜, 차라투스트라인가?
니체가 차라투스트라를 왜 주인공으로 삼았는가?
차라투스트라가 가장 치명적인 오류인 ‘도덕’을 최초로 창조한 사람이고 그만큼 도덕의 문제에 대해 그 어떤 사상가보다 더 오래 그리고 더 많이 경험을 쌓았으므로, 그를 앞장 세울 필요가 있었던 같다. 그러니까 니체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말을 해도 세상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으니 그의 이름을 빌려 기존의 관념을 뛰어 넘어 새로운 도덕을 만들길 원했다고 볼 수 있다.
차라투스트라가 10년 동안 머무르던 동굴에서 하산하여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펴는 내용으로 책은 전개된다. 어떻게 보면 철학서 같기도 하고 또 옴니버스식 소설 같기도 하다. 여러명의 등장인물과 사물, 시간과 공간에 상징이 담겨 있는 등 문학적 요소도 많은 작품으로 인문서인가? 철학서인가? 그것은 독자의 판단에 맡긴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883년에 출간된 1부를 시작으로 1년 동안 집필이 계속되어 2, 3부가 각각 출판되었다. 4부는 출판사 없이 40여 부만을 니체가 사비로 간행해서 8명의 지인들에게 나눠주기만 했다고 한다. 니체가 열심히 책을 썼는데 4부는 그냥 본인이 자가 출판해서 몇몇 명에게만 주었다는 것을 보니 아마도 당시에는 형편이 어려웠을 것으로 짐작된다.
정말 그럴듯한 내용
인간의 위대함은 그가 목적이 아니라 다리라는 데에 있다. 인간에게서 사랑 받을 만한 점은 그가 건너가는 존재이자 내려가는 존재라는 데에 있다. 나는 사랑하노라. 하강하는 자로서가 아니라면 달리 살 줄 모르는 사람들을. (서문 4절)
나의 제자들이여, 나는 이제 홀로 가련다! 그대들도 이제 홀로 떠나라! 그것이 내가 바라는 것이다. 나를 떠나서 차라투스트라에 저항하라! 아니 차라리 그를 부끄러워하라! 그가 그대를 속였을 수도 있으니… 언제까지나 제자인 채로 머무는 것은, 스승에 대한 제대로 된 보답이 아니다. 그대들은 어찌하여 나의 월계관을 빼앗으려 하지 않는가?… 이제 나는 그대들에게 명한다. 나를 버리고 그대들 자신을 찾아라. 그대들이 모두 나를 부인하고 나서야 비로소 나는 그대들에게 돌아오리라. (1부 22. 선사하는 덕에 대하여)
모든 사람이 서서히 자살을 하며
바로 그것을 삶이라고 부르는 곳,
그곳을 나는 국가라고 부른다. (‘새로운 우상’ 中)
사랑하는 자는 경멸하기 때문에 창조하려고 한다! 자신이 사랑한 것을 경멸할 줄 모르는 자가 사랑을 알겠는가!
나의 형제여, 그대의 사랑, 그대의 창조와 함께 그대의 고독 속으로 들어가라. 그러면 나중에 가서 정의가 다리를 절며 그대를 뒤따라올 것이다.
나의 형제여, 그대의 눈물과 함께 고독 속으로 들어가라. 나는 자기 자신을 넘어 창조하려고 파멸하는 자를 사랑한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창조자의 길’ 中)
그대들은 “삶이란 견디기 힘들다.” 고 말한다. 그러나 무엇 때문에 그대들은 아침에는 긍지에 가득 차 있다가 밤이면 체념하고 마는가?
삶이란 견디기 힘들다. 그러나 약한 모습을 보이지 마라! 우리는 모두 사랑스러운 노새가 아니던가?
한방울의 이슬에도 몸을 떠는 장미 한송이와 우리 사이에는 무슨 공통점이 있는가?
그렇다. 우리는 삶에 친숙해서가 아니라, 사랑하는데 친숙하기 때문에 삶을 사랑하는 것이다.
두려움을 알면서 두려움을 제압하는 자, 심연을 보지만 자긍심이 있는 자가 대담한 자다.
심연을 보지만 독수리의 눈으로 보는 자, 독수리의 발톱으로 붙잡는 자에게 용기가 있다.
사람은 대지와 삶이 무겁다고 말한다. 중력의 악령이 바라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가벼워지기를 바라고 새가 되기를 바라는 자는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이름이 차라투스트라라고 했던가. 그러나 그도 변했군. 그대는 자신의 타고 남은 재를 산으로 날라 갔지. 오늘은 그대의 불덩이를 골짜기로 날아 가려고 하는가? 그런데 이제 잠든 사람들에게로 가서 뭘 하자는 건가. 바닷속에 있는 듯 고독 속에서 살았고, 그 바다가 그대를 품어주었지. 그런데도 그대는 뭍에 오르려 하는가.”
차라투스트라가 대답했다. “인간들을 사랑하기 때문이오.”
“하지만 이제 나는 신을 사랑하네. 인간에 대한 사랑은 나를 파멸시킬테지.”
차라투스트라가 대답했다. “사랑에 대해 내가 무슨 할 말이 있겠소. 다만 인간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오.”
“인간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말게. 차라리 그들로부터 얼마간을 빼앗아 그것을 그들과 나누어 가지도록 하게. 그래야 인간에게 더없이 큰 도움이 될 것이네. 그들로 하여금 애걸하도록 하게.”
차라투스트라가 대답했다. “자선을 베풀고 싶지는 않소, 나는 그렇게 할 만큼 가난하지는 않다오.”
“그들은 은둔자를 불신하며 우리가 선물을 주려고 왔다는 것을 믿지 않네. 왜 그대는 나처럼 곰들 속의 한 마리 곰, 새들 속의 한 마리 새로 머물고자 하지 않는가. “
차라투스트라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저 늙은 성자는 숲 속에 있어서 신이 죽었다는 소식조차 듣지 못했구나.”
목차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라는 니체의 작품은 국내에서 상당히 많은 출판사에 의해서 발행되었다. 대략적인 목차는 아래와 같고, 번역의 차이에 있어 약간의 다름이 있다. 가령 ‘베프는 덕에 관하여’는 어떤 책은 ‘선사하는 덕에 관하여’ 등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제1부
차라투스트라의 머리말
차라투스트라의 가르침
세 가지 변화에 대하여
덕을 가르치는 강의에 대하여
세계 너머의 세계를 믿는 자들에 대하여
몸을 경멸하는 자들에 대하여
환희와 열정에 대하여
창백한 범죄자에 대하여
읽기와 쓰기에 대하여
산비탈의 나무에 대하여
전쟁과 전사들에 대하여
시장의 파리 떼에 대하여
순결에 대하여
벗에 대하여
천 개의 목표와 하나의 목표에 대하여
이웃 사랑에 대하여
창조하는 자의 길에 대하여
늙은 여자와 젊은 여자에 대하여
독사가 문 상처에 대하여
아이와 결혼에 대하여
자유로운 죽음에 대하여
베푸는 덕에 대하여
제2부
거울을 가진 아이
행복의 섬에서
동정하는 자들에 대하여
성직자들에 대하여
도덕군자들에 대하여
천민에 대하여
타란툴라에 대하여
이름 높은 현자들에 대하여
밤의 노래
춤의 노래
무덤의 노래
자기 극복에 대하여
고매한 자들에 대하여
교양의 나라에 대하여
결벽(潔癖) 성향의 인식에 대하여
학자들에 대하여
시인들에 대하여
커다란 사건에 대하여
예언자
구제에 대하여
지혜로운 대인관계에 대하여
가장 고요한 시간
제3부
방랑자
환영(幻影)과 수수께끼에 대하여
원하지 않은 행복에 대하여
해 뜨기 전에
왜소하게 만드는 덕에 대하여
감람산에서
스쳐 지나감에 대하여
배신자들에 대하여
귀향
세 가지 악에 대하여
중력의 영에 대하여
낡은 서판(書板)과 새로운 서판에 대하여
치유되고 있는 자
위대한 동경에 대하여
또 다른 춤 노래
일곱 개의 봉인(封印)
제4부 – 최종부
제물로 바친 꿀
긴박한 외침
왕들과의 대화
거머리
마술사
일자리를 잃음
더없이 추악한 자
제 발로 거지가 된 자
그림자
정오에
환영 인사
만찬
차원 높은 인간에 대하여
슬픔의 노래
학문에 대하여
사막의 딸들 사이에서
일깨움
나귀 축제
밤 산책자의 노래
징조
상식은 권력이다 nBo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