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좌석배치도, 지금 당신은 어디에 앉아 있습니까

사람이 살다 보면 자신이 앉아야 할 좌석이 있습니다. 그런데 청년, 중년, 장년, 노년에 이르기까지 사람은 스스로 서열을 정리해서 앉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친구들과 어디에서 모이면 아주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자리를 찾아갑니다.

좌석 앞에 여기 누가 앉아야 한다는 좌석배치도가 없는데, 각기 오면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슬그머니 자신들이 앉을 자리를 잘 찾아갑니다. 인생을 살면서 누가 어디에 앉아야 하는지 이미 서로 알고 있는 것입니다.

인생좌석배치도

인생좌석배치도

지금 당신은 어디에 앉아 있습니까?

10대 시절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 친한 친구들끼리 짜장면 한 그릇 먹겠다고 중국집에 대충 들어가면 알아서 앉습니다. 이 나이 때는 분식집에 가거나, 치킨집에 갈 때 힘쎈 놈과 일진이 좌석의 중심에 앉아 짱 노릇을 합니다. 힘이 좀 센 놈이나 싸움 잘 하는 놈이 좌석 가운데 앉아서 썰을 풉니다.

힘 없는 놈이나 약한 놈은 힘쎈 놈이나 일진 옆에 붙어서 친한 척 합니다. 그래야 학교에서 보호막이라도 되니 이 또한 현명해 보입니다. 힘쎈 놈이나 일진 앞에는 말 빨이 쎈 놈이 앉아서 제법 폼을 잡습니다. 말 빨 쎈 놈은 ‘여자 친구 꼬시는 법’을 알려준다면서 좌석의 가운데 앉아서 이야기의 화제를 끌어 갑니다. 이건 또 힘 쎈 놈과는 차원이 다르게 자리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니, 모두 놈의 썰에 귀를 기울입니다. 내가 여자를 어떻게 만나 사귀었다는 이야기를 영웅담 같이 늘어 놓는 나이이기도 합니다. 하기야, 이성에 눈을 뜨는 시기이니 조숙한 놈이 말빨을 세우면 여기에 다들 넘어갈 때 입니다.

이때 어리버리하거나 말 못하는 놈은 그냥 구석탱이에 앉아서 감탄사만 연신 날립니다.


힘이 세고, 일진이나 싸움 잘하는 놈이 이때는 장땡이다.

20대 시절

이제 대학교에 들어가서 머리도 제법 커지니 뭐 힘 좀 쓰거나 싸움만 하던 놈과는 어울릴 필요도 없어지고 인생의 방향이 달라지기에 만나는 친구들도 급이 달라집니다.

치킨 프라이드집에서 생맥주를 마시면서 친구 놈들과 모여 썰을 풉니다. 이때는 친구들을 만나면 ‘누가 좋은 대학을 다니냐’가 관건입니다.

서울대나 연고대, 최소한 서성한 중경외시 국숭세단 등 인서울 대학교에 다니는 놈들이 자리의 중심에 앉습니다. 지방대나 진학하지 못한 놈은 구석에 앉아 좋은 대학에 간 친구들을 부러워하면서 오백 한잔 들이키고 감자칩을 케챱에 팍팍 찍어 먹기만 합니다.


좋은 대학에 진학한 놈이 장땡입니다.

30대 시절

좋은 대학교를 다니는 것도 한 때였고, 이제 인생에 실전 배치되는 시기입니다.

아무리 좋은 서연고, 서성한  등 명문대를 졸업했어도 전문직 자격증을 따지 못하거나 대기업에 취업을 하지 못하면 꽝입니다. 오히려 중경외시나 국숭세단을 다녔어도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거나 국영기업체 취직 또는 변호사, 세무사, 공인회계사를 딴 전문직 친구들은 이제 큰 목소리를 냅니다. 이 친구들은 사회적으로 힘도 좀 쓸 수 있는 위치에 있고, 전문직 가운데는 오히려 월급도 많아서 한 잔 사겠다고 큰 소리 칩니다. 이제는 오백이나 먹는 호프집이 아니라 제법 근사한 식당에서 폭탄주를 마시면서 거나하게 한잔 합니다.

이때는 사회에서 잘 나가는 놈이 짱입니다.

공무원, 전문직, 또는 국영기업체, 삼성 현대 등 대기업에 다니는 놈들은 직장에서 치열하게 업무를 했다는 썰을 풉니다. 또 자기가 없으면 회사가 안 돌아간다는 착각을 진실인양 마구 떠들어 대도, 진짜 같이 들립니다. 해외 출장을 가서 자신이 회사에 막대한 공을 많이 세웠고, 골프장은 어디가 정말 좋다는 썰도 풉니다.

나이 30이 넘어도 취직을 못한 놈이나 지방의 중소기업, 자영업을 하는 친구들은 잘 나가는 놈들이 그렇게 떠들면 또 그게 그렇구나 하는 식으로 고개를 끄덕입니다. 사회에서 변변치 못한 친구들은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잘 나가는 놈들이 떠드니 그러니 하고 듣기만 할 때입니다. 이때 중소기업 다니는 친구는 대기업 친구 옆에서 바짝 붙어 어떻게 하청 계약하나 따 볼까해서 친한 척 합니다. 아직 취직 못한 놈은 그래도 공공기관이나 국영기업체 취직 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 이런 저런 취업 정보를 물어봅니다. 한편 대기업 다니는 친구 앞에는 공무원이나 국영기업체에 있는 놈이 앉아 ‘내가 니 하는 일에 함 좀 써볼께’ 하면서 너스레를 떱니다. 결국 전문직이나 대기업도 공무원이나 국영기업체 앞에서는 아쉬운 면이 있기에 대화의 수위를 높이면서 친한 척 합니다. 이거 저녁 먹고 2차는 자신들이 쏜다고 장담도 합니다. 그러나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서 힘이 없는 자영업자나 중소기업, 취직 못한 친구들은 2차를 가자고 해도 슬그머니 꽁무니를 뺍니다.


좋은 직장에 취직한 놈이 장땡이다.

40대 시절

40대를 맞으면 서서히 인생의 중반전에서 얼마나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했느냐가 친구들과 만남에 있어 자리의 중심을 차지하는 관건이 됩니다.

40이 넘으니 어느 집 한우고기가 좋고, 건강식에는 장어가 좋다면서 서서히 먹는 것도 질로 따져서 식당을 찾아갑니다. 식당에 가니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은 과거 30대 시절에 잘 난척 하던 때와는 소심해졌고, 벤처하던 친구가 대박이 나면서 자리의 중심에 우뚝 올라섭니다. 오히려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은 이제 내가 그 직장에 얼마나 다닐까 하면서 걱정 아닌 걱정도 토로합니다.

이때 30대 때는 조용하게 있던 친구가 자신이 해 오던 자영업이 대박나서 프랜차이즈 오너가 된 놈 그리고 어찌어찌해서 돈 많이 번 놈이 중후한 몸매에 얼굴에 기름기가 쫙 돌면서 좌석의 중앙에 슬그머니 앉습니다. 또한 40대 때 출세한 놈 역시 목소리가 만만치 않습니다. 빠른 나이에 공무원 중앙부처 과장이 되었거나, 땅이 많아서 돈 많은 놈도 목소리가 역시 큽니다.

40대에는 얼마나 성공한 놈인가?가 장땡입니다.

성공한 친구는 좌석의 맨 가운데 앉아 인생에서 나는 이렇게 성공했다는 썰을 무한반복 재생합니다. 벤처해서 오너가 되어 잘 나가는 놈 옆에는 사업에 실패해서 재기하려는 친구가 어찌되었던 다시 한번 일어나 보려고 옆에서 조언을 듣고자 귀를 쫑긋세우고 고개만 연신 끄덕입니다.

40대가 되면서 인생의 승패가 너무 빨리 와서 망한 놈, 대기업에 다녔지만 구조조정으로 실직한 놈은 어찌하였든 잘 나가는 놈들 옆에 붙어서 재기를 해보려 조언을 구합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돈을 많이 번 놈에게 실직한 친구는 어떻게 하면 돈을 벌지 자문도 구해 봅니다. 마흔이 넘으면서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직종으로 바꾸는 친구들도 이때부터 많이 보입니다.

그때 저 구석탱이에 앉아 ‘느그들 인생이 어찌되든 나는 상관없다’는 식으로 아무런 말도 없이 꾸역꾸역 고기만 입에 넣고 소주만 마시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대체로 이들은 장가를 잘 가서 ‘처가 덕 보는 놈’이나 와이프가 약사로 ‘셔터맨이 된 친구’들로 “그래 잘난 느그들은 떠들어라, 나는 내일도 셔터만 올리고 내리면 된다”고 생각하면서 별반 말이 없이 묵묵히 자리를 지킵니다. 와이프나 처가 덕 본 친구들은 인생이 해피하지만 실로 자신은 별로 내 세울 것이 없기에 그냥저냥 자리가 되면 잘 어울리는데 가끔 기분이 좋으면 경제 사정이 좋아서 밥값을 자진해서 내기도 합니다.

역시 40대가 되니 땅과 부동산을 많이 가진 놈은 언제나 윈너입니다.

조상이 물려주었던지, 또는 어디가서 개발정보를 얻어서 땅을 많이 갖고 있는 놈은 자신의 부동산을 뽐내면서 아직도 집이 없느냐면서 무주택자 친구들에게 면박을 주기도 합니다. 집도 없고, 사업이 망했거나 실직한 놈은 그냥 구석탱이에 앉아서 소맥 한 잔 먹으면서 우물우물 고기나 먹습니다. 40이 넘어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으면 젊은 나이에도 이가 좋지 않습니다.

인생이 그러합니다.

이제부터는 서울대, 연고대, 서성한, 중경외시, 국숭세단 출신이라는 것은 별 의미가 없어집니다!

인생은 그래서 실전이라 합니다.


성공한 놈이 장땡입니다.

50대 시절

인생의 중반전에서 일대 삶의 변화가 찾아 옵니다.

아무리 잘 나가던 대기업, 또는 국영기업체에 근무하고 있었지만 벌써 은퇴하기 시작하는 친구들이 보입니다. 사업에 연속 실패해서 집도 다 날리고 오갈데 없는 친구, 심지어는 건강상 중대한 문제가 발생되어 저 세상으로 간 친구들도 있습니다. 40대 때는 벤처나 사업을 해서 돈 좀 벌다가 갑자기 형편이 어려워져서 급전을 빌리고 사채를 쓴 친구들은 이제 모임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들의 소식은 전혀 들을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누가 누구에게 돈을 얼마 빌려줬는데 아직도 못 받고 있다는 한탄의 소리도 있습니다.

이번 사업에 투자만 하면 대박이라면서, 친구들에게 돈 천만원씩 빌려간 놈은 필리핀으로 튀었다는 황당한 이야기도 들립니다. ‘물로 휘발유를 만드는 특허를 중국에서 얻었는데 니가 좀 투자만 하면 엄청난 대박 난다’, 이건 내가 친구로서 너에게만 알려주는 고급정보이니 투자를 꼭 하라는 황당한 이야기를 모임에서 듣고 아연실색 한 적이 바로 50대 중간 쯤이었습니다.

한편 출장이나 여행중 교통사고, 지병으로 유명을 달리한 친구도 있습니다. 특히 50이 넘으면서 건강에 적신호가 온 친구들도 많아집니다. 당뇨나 고혈압에 걸린 친구들도 생기고 또 어떤 친구는 관절이 안 좋아져서 걷기도 매우 불편해 하기도 합니다.

오십이 넘어 빠르게 은퇴를 하였는데 부모님과 자식들에게 들어갈 돈은 아직도 더 필요한 시기가 바로 이때입니다. 아파트를 살 때 남은 대출금 때문에 은행에 이자도 꼬박꼬박 내야하고 경제적으로 서서히 압박감이 크게 느껴지게 됩니다. 자신은 일을 계속 할 수 있다고 장담하지만 계속 경제 활동을 할 수 없는 친구들은 멘붕에 빠집니다.

위로는 부모님을 부양하고, 아래로는 자식들에게 더 투자를 해야 할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인생시기가 찾아 온 것입니다. 나이가 연로해지신 부모님은 치매가 걸리거나 또는 중증 환자로 병원에 많은 치료비를 부담해야 하거나 요양원에 모셔야 하는데 돈이 한 두푼 드는게 아닙니다. 또한 아직 취직도 못한 자식들까지 챙기려니 수입은 없는데 지출만 계속 될 시기입니다.

 50대가 되면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면서 친구들과 만나면 힘차게 건배도 하고 소맥도 하지만 이상하게 귀가 길에는 영 힘이 안 납니다.

이때는 아직까지 현직에서 일 하는 놈이 장땡입니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그게 문제가 아니라 50대가 넘어서도 안정되게 계속 꾸준하게 일 하는 친구가 좌석의 가운데 앉습니다. 그는 어떻게 노후를 보내고 건강을 챙길 것인지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끌고 가고 친구들도 관심을 많이 갖습니다..

이때도 성공한 놈은 늘 만면에 미소가 가득하고, “오늘 밥은 내가 사겠다”는 자부심을 보여줍니다. 친구들은 앞으로 노후대책에 모두 관심이 많고 불안하면서도 위태위태한 느낌으로 앞으로 어찌 살지 고민을 꺼내기도 합니다. 귀촌 귀농을 할까하는 이야기도 누군가 꺼냈지만 평생 농사라고는 한번도 지어본적도 없고, 시골에 연고가 하나도 없는 도시 친구들은 많은 고민 끝에 결국 이것도 포기합니다. 시골, 귀농생활도 이거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친구들은 절실하게 알게 되고, 막막한 지경에 이릅니다.

한편 50대 들어서면서 퇴직하고 황혼이혼까지 한 친구는 좌석의 끄트머리에 앉아 술을 연거푸 마시지만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퇴직후 집에서 밥 세끼 먹는다고 ‘삼식이’라는 마누라의 계속되는 핀잔에 출근 할 곳은 없어도 아침 일찍 등산복만 입고 집에서 나와 돌아다녔다는 친구는 결국 이혼하고 각자의 삶을 살기로 했다고 합니다. 젊었을 때 열심히 돈 벌어다 주고 자식들 키우면 퇴직후 집에서 편안하게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철저한 오산이라는 것을 그때 알게 됩니다.

한편 내가 아무리 유명한 대학을 나오고, 좋은 직장에 다녔어도 나이 50이 넘어서 은퇴를 하고 할 일이 없게 되면서 급 우울하게 됩니다. 50대에는 자신의 일이 그리 대단하지는 않아도 꿋꿋하게 계속 하는 친구가 자리의 중심에 앉아 썰을 풉니다.

50대가 되니 은퇴한 놈도 힘이 없지만 은퇴를 하지 않았아도 차즘 몸이 안 좋은 친구들이 보입니다. 젊은 시절에 잘 나 갈때는 2차는 기본이고 3차는 필수이고 4차는 선택이라는 조직의 음주강령에 따라 직장 생활을 술로 보낸 친구들은 몸도 망가지고 건강에 심각함을 느끼게 됩니다.

건강에 안 좋으니 이제 술도 끊고 담배도 끊고 북한산 등반을 다녀야 한다고 그렇게 외치던 친구는 저녁 약속이 있던 날 아침에 깨자마자 심장마비로 갑자기 죽었다고 합니다. 이 소식에 예정된 친구들과의 저녁 모임은 장례식장에 갖게 되었고, 졸지에 죽은 친구의 마지막 길을 위로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돈 많은 놈이 장땡입니다.

60대 시절

젊었을 때 성공도 다 한 때 이야기고 이제는 건강이 중요한 나이입니다. 그리고 자식 농사 잘 져서 인생에서 걱정이 없이 노후생활을 보내는 친구가 장땡입니다. 이제 돈 많은 놈, 땅 가진 놈 등 부동산으로 대박 난 놈들이 ‘최후의 승리자’ 같이 보입니다. 60대가 되니 아픈 놈, 죽은 놈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죽은 놈들의 좌석은 이제 비어서 친구들을 만나도 허전한 자리가 늘어납니다. 한 놈 두 놈 말도 없이 세상을 떠난 친구들도 있습니다. 암, 돌연사로 언제 죽었는지… 하루 아침에 안녕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혼했던 친구는 다시 단짝을 만나 재혼했다고 슬그머니 부끄럽다면서 술 한잔을 권합니다.

60대가 되어서 자신을 내 세울 것이 없어지면서 손주 자랑, 사위 자랑, 며느리 자랑으로 자식 잘 키운 놈이 목소리가 큽니다. 이제 돈 많은 놈, 건강한 놈, 자식 농사 잘 진 놈이 대박이고 그들은 좌석 배치에 있어 가운데 앉아 힘차게 썰을 풉니다. 나이 60이 넘어서 아침밥 한끼를 따뜻한 국물과 함께 집에서 잘 먹었다고 자랑하는 친구가 부럽기만 합니다. 그러면서도 ‘그동안  육십 평생 행복한 삶을 잘 살았다’ 고 서로 칭찬 아닌 칭찬도 해봅니다.


자식 농사 잘 짓고 아침밥 먹는 놈이 장땡입니다.

70대 시절

나이가 70대로 접어들면서 이제는 건강상 차이가 친구들 사이에도 큽니다. 죽은 놈들이 점점 늘어나고 산 친구들은 비실비실해져 갑니다. 이때 저녁 먹을 때 좌석 배치는 건강한 놈이 장땡입니다.

건강한 놈은 목소리도 아직 걸걸하고, 아침에도 발기찬 하루를 시작했다고 연신 자랑합니다. 배우자가 사별을 했는데 재혼은 못하고 자식들 눈치보면서 그냥저냥 또 새로운 인연을 만나서 연애하는 놈도 목소리가 큽니다.

‘그저 수저 들 힘만 있어도’ … 대단한 친구입니다.

몸이 안 좋아지거나 비실비실한 친구들은 한참 오랜만에 만났어도 말도 잘 안건내고 허공만 바라다 보면서 멀뚱멀뚱 헷소리를 연신 하기 시작합니다. 지가 하는 말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 본인은 알런지나 모르겠습니다. ‘옛날이 좋았다’고 하는 소리만 들리기만 합니다.


연애하는 놈이 장땡, 그저 수저들 힘만 있어도 좋다!

80대 시절

나이가 80이 넘으니 친구들의 달라진 모습들이 확연하게 느껴집니다. 아직도 건강한 놈은 좌석 배치에서 중심을 잡고 있습니다. 나이가 80을 넘으니 치매 걸려서 자꾸 한 말 또하고 시비도 걸고 대화도 안되는 친구들도 나옵니다. 대화가 안 통하니 때로는 서로 싸우기도 합니다. 도대체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때로는 알수도 없고 각자 자기들의 이야기만 합니다. 대화의 중심도 없고 주절주절, 그리고 허망한 이야기를 늘어 놓습니다.

이제 인생에서 좋은 대학, 좋은 직장, 돈 많은 것도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나이 80이 넘으니 돈 많아도 건강이 안 좋은 친구들은 좌석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합니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어서, 친구들은 이제 어찌 사나? 걱정 아닌 걱정만 하면서 그동안 친했던 친구 모임은 점점 없어집니다. 친구들과 함께 밥이나 먹자든지 또는 자리를 갖자는 소식은 차즘 끊겨 갑니다.

간간히 들려오는 소식은 어느 친구가 죽었다고 들리는 부고 뿐…


건강하고 병치레 안 하는 놈이 장땡입니다.

90대 시절

나이가 90대가 되니 건강한 친구들은 아무도 없습니다. 다들 환자들이고, 치매에 걸리든지 비실해져서 모임을 가져도 한 두놈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때는 그래도 정신이 멀쩡한 친구가 좌석의 중심에 앉습니다. 제 정신을 가진 놈이 장땡입니다. 그러나 모임에 나온 다른 친구과는 이제 말을 건네도 대화가 계속 이어지질 않습니다.

방금 이야기를 또 하기만 하고, 치매가 와서 서로 다른 이야기만 늘어 놓는 친구만 보면 답답하기만 합니다.

치매에 걸린 어떤 친구는 아들이 모임이 끝나면 아버지를 모시고 가려고 식당 밖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아버님이 집을 못 찾아 올까 걱정이 큰 것이죠. 그래도 아들이 아버님 모임에 모시고 다니는 것을 보니 놈은 효자를 두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그런 아들을 둔 친구가 부럽기만 합니다. 이제는 친구들도 많이 세상을 떠났고, 인생에 낙이 없습니다.

나이 90이 되니 맑은 제 정신을 갖고 산다는 것이 그렇게 행복한 것인지 예전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인생 90대에는 제 정신 갖고 사는 놈이 장땡이다!

100세를 넘으니

인생을 오래 살면 뭐 합니까?

친구들이 다 죽어서, 내가 죽어도 연락할 곳도 없고… 내 장례식장에서 죽은 나를 위해 소주 한 잔 기울여줄 친구들도 없을테니… 그냥 오래 산다는 것이 능사는 아닌 듯 합니다. 그 많은 친구들과 젊은 시절부터 서로 자리의 중앙에 앉아서 썰을 풀던 시절이 그립기만 합니다.

그런데, 어느새 그 친구들은 모두 떠나고… 자리의 빈 공간에 덩그라니 나 홀로 앉아 있습니다. 친구들과 왁자지껄하게 떠들면서 호기롭게 살던 때가 어제 같은데… 인생무상입니다.

중얼중얼 혼잣말만 계속 되 뇌입니다.

알고보니 나도 치매에 걸린지 오래 되었고, 조만간 이 세상을 떠날 때가 온 것입니다.


나 홀로 살아서, 뭐하나!

상식은 권력이다 nBo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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