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하는 이유, 박정희를 꿈꾸는 김정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어 가는 가운데 북한이 정예병력을 파병한다는 뉴스가 떴다. 북한도 먹고살기 힘들고 남북이 첨예하게 대치되는 상황에서 김정은이 북한의 앙상한 젊은이들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터로 보내는 이유가 있다. 김정은은 고도로 정치적 계산을 하고 파병을 결정한 것이다.

북한은 왜 러시아에 파병을 했는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너무 질질 장기화되는 가운데 북한이 나섰다.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대규모 파병을 결정했다. 북한은 최정예 특수부대원 1만 2000명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보낸다는 것이다. 알려진 바로는 북한의 ‘폭풍군단’ 예하 4개 여단이 적응 훈련을 마친 뒤 전선에 투입될 전망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김정은이 도대체 왜 이런 식으로 나가는지 상식적으로 알아보자.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계속하여 왔다. 사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를 놓고서 어느 쪽이 더 득(得)이 되는지 많은 계산을 했는데, 결론은 이제 러시아를 통해 이익을 보는 것이 좋다는 결론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원래 러시아 보다는 중국과 가까운 성향을 보였다. 이미 한국전쟁에서 북한과 중국이 서로 혈맹국가로 되었지만 국제상황이 많이 바뀌면서 중국 보다는 러시아가 짭짤하다는 것이다. 사실 지금 중국은 시진핑 체제하에서 경제가 개폭락하고 내수도 엉망이라서 엄밀하게 보면 더 이상 북한을 도와줄 여력이 없다. 미래의 거지가 현재의 거지를 도와 줄 입장이 안된다는 것이다. 중국을 통해 앞으로 지원을 받을 것이 별로 없다고 본 김정은은 러시아 푸틴에게 꼬리를 쳤는데 이것이 서로 계산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지난 6월 19일 북한과 러시아는 정상 간 회담을 갖고 상호조약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관계를 상호를 격상시킨 가운데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을 시 지체 없이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니까 러시아가 무력침공을 받든 또는 북한이 침공을 받는 다른 쪽이 군사적 지원과 원조를 한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지금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을 하려는 근거도 여기서 맥락을 찾아볼 수 있다.

러시아에 북한이 파병하기 전에 미리 군사적 긴장감 조성

북한이 상당한 병력을 빼내서 러시아에 보내는 것은 결국 병력의 손실을 의미한다. 북한의 정예병력이 러시아에 파병되면 사실상 김정은은 한반도에서 일시적이나 군사적으로 불리한 코너에 몰릴 수 있다. 그래서 김정은이 선빵을 친다. 일단 기존에 건설되었던 남북한 연결 통로인 경의선, 동해선 구간을 폭파시켜서 봉쇄를 하는 것이다. 지난 10월 14일 북한은 전방 지역 8개 포병부대에 완전 사격 준비태세를 갖추라는 작전예비지시를 내린 바 있다. 그리고 10월 15일에는 경의선 남북 연결도로와 동해선 연결도로를 그냥 폭파시켜 버렸다.

평양에는 한국에서 보낸 무인기가 포착되었다면서 오히려 군사적으로 강한 보복 조치를 하겠다는 엄포를 놓는다. 얼마 전 평양 상공에서 삐라를 뿌렸다는 정체불명의 무인기가 남한에서 보낸 것이라고 억지를 쓰면서 군사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식이다. 그런데 이것은 실제 남한에서 보낸 것이 아니라 북한에서 자체 제작한 무인기로 쇼를 한 것으로 보인다. 평양 상공에 뿌려졌다는 삐라의 형식이나 재질 등을 보면 보기에도 조악하고 형편없는 인쇄술이 쓰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북한은 평양 상공의 무인기를 마치 남한이 보냈다는 이유로 군사적 경계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남한에 쓰레기 풍선을 보내는 이유도 비슷한다. 북한 평양에서는 무인기가 발견되었다고 호들갑을 떨면서 자동기폭장치를 단 쓰레기 풍선을 계속 남한에 보내는 것은 당당하다는 태도를 견지한다. 그러니까 남북관계에 있어 자신들이 갑이니까 을은 그냥 닥치고 있으라는 식이다.

러시아에 북한 특수군을 보내는 상황에서 북한은 남북간 적절한 긴장관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1만 명이라는 대규모 북한의 정예병력을 러시아에 보내면 북한 내부에 안보 공백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그러한 부분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한반도에서 군사적으로 긴장감을 고조시켜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분산시키려는 북한의 속셈이 엿 보인다.

박정희를 꿈꾸는 김정은

김정은은 이미 전에도 ‘새경제 관리체제’를 도입하였는데 이것은 박정희식 경제재건모델인 ‘새마을운동’을 모방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사실 김정은은 어떻게 북한의 경제를 재건하는 것이 자신의 통치 리더십을 확고하게 유지하는 비결이 된다. 김정은의 ‘새경제 관리체제’는 중국식 개혁개방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박정희의 경제개발모델인 ‘새마을운동’을 모방한 경제재건 방식에 가깝기도 하다.

최근 김정은의 행보를 보면 박정희의 스타일을 더욱 연구한 것 같다. 과거 베트남전에서 미국이 고전을 할 때 한국은 파병을 하여서 결과적으로는 안보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이득을 본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박정희가 미국과의 적절한 타협을 통해서 당시 어려운 경제적 위기를 벗어나는데도 도움을 받은 바 있다. 김정은은 러시아에 파병을 하면 남한이 과거에 베트남에 파병을 했듯 손해보다는 이익을 볼 것이라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명목상은 러시아에 대한 파병이라고 하지만 결론은 결국 돈이다. 그러니까 북한의 특수전 부대를 전쟁에 보내고 달러를 버는 형식을 취한 것이다.

미국과 직거래로 한반도에서 한 방의 결정타를 노린다

김정은은 이제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중요한 문제들을 결정하는 데 있어 핵심 당사자인 한국을 배제하고 따로 미국과 직거래를 하기를 희망한다. 과거 김정일 시기에서부터 김정은이 권력을 잡았던 초창기에는 그래도 남한과의 중재를 통해서 미국과 대화를 가지려는 시도를 가졌으나 이것은 모두 허당이 되었다. 사실 김정은은 과거에 트럼프와의 담판이 실패한 것에 대해 트라우마를 갖고 있으면서 이제는 한국을 패싱하고 미국과 직접 거래를 하여야 한다는 의도가 명백하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김정은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있어 군사적 파병을 하는 것은 미국에 보이지 않는 카드를 흔드는 것과 같다. 따라서 동북아시아에서 신냉전 구도가 새롭게 조성되기를 바라면서 자신들의 이익과 역할을 극대화하려는 황당하고 무식한 북한의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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