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조상이 노비 또는 상놈인지 아닌지 구별하는 법

조선은 ‘노비’의 나라였다. 고려시대에는 전체 인구의 비율 가운데 10% 정도 되었던 노비들이 조선 중기에 이르자 백성의 거의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늘어났다. 보통 세계사에서는 노예나 노비는 타국과의 전쟁을 통하여 포로 등이었는데, 조선은 전쟁을 외국과 치르지 않고 자체적으로 같은 민족의 절반을 노비로 만들었다. 이러한 점은 세계사를 공부하는 많은 사람들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자신의 조상이 노비 또는 상놈인지 아닌지 구별하는 법

세월이 많이 흘러서 선비의 나라, 대한민국에는 지금 노비나 상놈은 없다. 오로지 양반과 선비들만이 득실거린다. 그렇다면 그 많던 노비나 상놈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외국으로 이민을 간 것 아니면 철저하게 신분을 세탁하고 우리 사회 요소요소에 쳐 박혀 있다고 볼 수 있다. 어디를 가도 자기 조상이 노비나 상놈이라는 사람은 없다. 지금은 대한민국 사람들 거의 양반가 가문의 후손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바로 이 대목에서 의문점이 들지 않는가? 도대체 그 많던 노비들이 어디로 갔단 말인가?

자신의 조상이 노비 또는 상놈인지 아닌지 구별하는 법

그 많던 조선의 노비들은 어디로 갔는가?

노비는 남성인 노(奴)와 여성인 비(婢)를 말한다.

조선 시대에서 노비는 사회의 최하층 계급이다. 당나귀나 가축과도 같이 돈으로 사고파는 신분이기도 하였다. 노비는 주인에게 예속되어서 일을 하면서 먹고사는데 개인에게 속하면 사노비이고 관에 속하면 공노비이다. 그런데 사노비나 공노비나 모두 천한 일을 하고 알아서 기어야 하는 존재임에는 틀림없다.

조선의 인구를 대략 천만명이라 보았을 때 약 400만명 정도가 노비였다니 당시 백성의 40%, 절반 가까이가 노비였다. 그래서 조선은 노비를 전담하는 관청도 두었다. 도망간 노비를 잡아들이거나 노비 소송을 전담하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그곳이 장예원(掌隸院)이라는 국가기관이다.

노비 재테크로 가문의 재산을 쌓다

고려 때도 노비가 있었고, 조선 시대때도 노비가 있었지만 제도적으로는 달랐다. 고려 시대에는 노비와 일반 양인의 결혼은 허락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노비였던 자들만 후손이 노비로 신분을 물려받는 것이기에 그 숫자가 크게 늘지는 않았다. 그러나 조선은 달랐다.

조선은 노비와 양인도 결혼 허락, 노비 늘리기

조선 시대들어서 노비의 관리가 엄격했던 양천교혼의 금기가 풀리기 시작했다. 양반들이 생각을 해보니 노비들끼리만 결혼하니 거기서 거기였다. 그래서 노비를 소유한 양반가 집안에서 볼 때는 노비들끼리 결혼을 시키는 것보다는 양인들과도 결혼을 하면 더 많은 노비를 생산할 수 있다고 계산을 했다. 역시 선비들은 대가리가 팍팍 돌아간다. 돈 되는 짓이라면, 기가 막힌 뇌구조를 가진 것이다. 그래서 조선 사회에서는 노비와 양인을 결혼시키는 것을 권장하고 거국적으로 노비 늘리기 증산에 들어간다. 1485년에『경국대전(經國大典)』에서는 ‘일천즉천’이 확정된다. 그러니까 부모 중 한쪽이 노비이면 자녀도 노비가 된다는 것을 법으로 명문화한 것이다. 이때부터 조선의 노비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퇴계 이황, 노비 재테크를 권하다

조선 시대의 양반중 양반이면서 으뜸가는 선비의 우두머리였던 퇴계 이황도 노비 재테크에 관심이 많았다. 성리학의 대가인 이황은 아들에게 노비들이 자식을 많이 낳도록 하는 방안을 알려준다. 이것은 그가 아들에게 남긴 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퇴계 이황은 “범금(范金)과 범운(范雲) 등을 불러다가 믿을만한 양인 중에 부모가 있는, 생업을 의탁할 수 있는 자를 골라 시집을 보내고, 죽동에 와서 살게 한다면 더욱 좋겠다.” 그렇게 해서 이황도 300명이 넘는 노비를 거느리면서 떵떵거리면서 살았다. 퇴계 이황이 성리학 운운하여 유명한 학자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재산을 늘리기 위해 노비 재테크를 잘하는 사대부 중 한 명에 불과하다.

조선 시대 노비 가격

노비는 주인의 재산으로 사고 팔기도 했다. 그렇다면, 조선 시대 때 노비는 얼마였는가? 15세기 후반에 완성된 『경국대전』을 보면 성인 남자 노비 한 명의 가격을 저화(楮貨) 4,000장, 여자 노비는 저화 3,000장으로 규정하였다. 그 당시에 좋은 말 한 필 값인 저화 4,000장과 동일한 가격이라니, 그냥 말 한 마리와 비슷한 가격으로 노비를 거래한 것으로 보인다.

위의 가격으로 산정해 보면 퇴계 이황은 노비가 300명이 넘었다고 하니, 대략 말 300 필을 소유한 거부였던 것이다.

조선의 노비제 폐지

이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조선의 노비제는 결국 때가 되면서 폐지되기에 이릅니다. 조선 순조 1년인 1801년엔 공노비가 해방됐습니다. 그리고 1886년엔 노비세습제가 폐지됩니다. 이어서 1894년엔 갑오경장으로 노비제도가 폐지되면서 조선에서는 노비들이 사라지게 됩니다. 그렇지만 제도적으로 노비나 상놈의 계급이 없어진 것뿐이지 실질적으로는 일본 식민지 시대까지도 시골에서는 어느 집이 노비 출신 집안인지 또는 머슴 아들인지 동네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고 알게 모르게 다 자신의 출신 성분에 따라서 눈치를 보고 활동을 했다.

6.25 전쟁을 통한 완벽한 신분 철폐

8.15 해방이 되었어도 촌 동네에서도 상놈, 머슴, 노비 출신 집안은 이야기 하지 않아도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6.25가 터지면서 생긴 거대한 사회적 혼란은 노비와 상놈 출신을 완전하게 사라지게 만들었다. 6.25 피난 과정을 통해 자신이 살던 곳을 완전히 떠나서 다른 곳으로 이주를 하면서 노비와 상놈들은 자신의 집안 과거를 스스로 꺼내지 않는 한 양반가 출신이라고 하여도 별로 의심을 받지 않았다.

김씨, 이씨, 박씨 등 수많은 양반가 성

지금 우리나라에는 김씨, 이씨, 박씨 등이 월등하게 많다. 이상하리만큼 많은데 사실은 근본도 없는 상놈과 노비들이 주인들이 쓰는 성을 갖다 붙인 것이다. 그래서 수많은 노비들만큼이나 김씨, 이씨, 박씨들이 많아진 것이다. 대한민국 현재 인구 5천만명 가운데 김,이,박씨 등이 무려 2천만명을 넘는다. 가히 ‘김이박의 나라’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2015년도 우리나라 성씨 기준으로 김씨, 이씨, 박씨는 가히 폭발적이다. 그렇다면 김, 이, 박씨 등이 번식력이 뛰어나서 후손을 많이 두어서 인구가 많은 것인가? 그렇지 않다, 상당히 많은 노비와 상놈들이 어디가서 성을 붙여야 하는데 자기가 모시는 주인의 성을 따라서 하는 것이 유리할 것 같다는 판단에서 그리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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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노비 제도, 현대사회에 투영되다

같은 동족을 노비로 삼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한다. 그래도 조선은 갑오경장까지 노비를 세습적으로 관리했다. 중국은 일본은 15세기 이전에 노비가 사라진 형태를 보이지만 조선은 꿋꿋하게 입으로는 선비 정신을 외치면서 19세기까지 노비제도를 유지했다. 그러다가 노비와 상놈의 신분을 벗어난 후손들은 주인의 성을 따서 이제 당당하게 현대를 살고 있다. 그래서일까, 대한민국은 겉으로는 선비이고 안으로는 노비 DNA로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

자신의 조상이 노비 또는 상놈인지 아닌지 구별하는 법

사실 지금 세상에 자신의 출신이 노비 또는 상놈인지가 무엇이 중요하겠냐마는 그래도 조상이 정말로 뼈대있는 자손인지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본관을 확인하고 이름의 돌림 자로도 신분을 확인한다고는 하지만, 족보를 위조해서 쓰는 일도 많기에 실로 정확하게 이것만으로는 자신이 노비 또는 상놈 출신인지 아닌지를 구분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3가지를 통해 알아보면 간단하게 자신의 근본을 알 수 있다.

첫째, 고향에 선산(先山)이 있고 종실(宗室)이 있는가?
둘째, 자신의 고향에 내가 속한 집성촌이 있고 조상이 오백년전부터 그곳에 뿌리를 내리고 살았는가?
셋째, 희성(稀姓)인가? 노비나 상놈들은 성을 만들 때 희성(稀姓)을 별로 쓰지 않았다.

사람이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하고, 돈을 많이 벌었어도 천박한 DNA의 종자를 지닌 노비나 상놈의 출신들은 결정적인 때가 오면 어쩔 수 없이 그 근본을 드러내게 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만일 자신의 집안이 노비나 상놈 출신인 것 같다면 너무 심하게 자책할 것 까지는 아니고 스스로 늘 겸손하고 배려하면서 사는 삶을 산다면 지혜로운 인생이 될 것이다. 그 옛날에 조상이 노비나 상놈으로 태어났다는 것이 그 사람의 잘못이었겠는가마는 후손으로서는 부끄럽지 않게 살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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