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푸틴에게 최후통첩을 던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윤석열은 오늘 8일 “우리의 구체적인 대(對)우크라이나 지원 내역은 무기 거래, 군사 기술 이전, 전략물자 지원 등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의 수준과 내용을 지켜보면서 판단하겠다”고 로이터통신을 통하여 전했다. 또한 윤석열은 “한·러 관계의 향배는 오롯이 러시아의 태도에 달렸다”며 강하게 압박했다.
용산 대통령실은 지난달 북·러가 군사동맹 수준의 조약을 체결한 것에 대응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오늘 알려진 윤석열의 강경한 발언에 푸틴은 당황하거나 황당하거나 둘중에 하나이다. 푸틴에게 한국을 선택할 것인지 북한을 선택할 것인 결정하라는 경고를 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푸틴, 당황하거나 황당하거나 둘 중 하나
윤 대통령은 “북한은 명백히 국제사회의 민폐”라며 “대한민국과 러시아와의 관계의 미래는 오롯이 러시아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오늘 공개된 로이터통신 서면 인터뷰에서 강하게 밝혔다. 6월 19일 북한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통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을 맺으며 군사·경제 협력을 강화하자 한국 정부는 러시아를 향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기존 방침을 재검토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었다. 그리고 장고를 거듭한 끝에 윤 대통령은 러시아를 겨냥해 직접 경고장을 날렸다.
푸틴, 경고장 받고 당황 아니면 황당
러시아 푸틴은 이러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당황하거나 황당하거나 둘 중 하나이다. 푸틴도 국제사회에서 거의 막가파급 리더이지만, 윤석열의 베팅도 만만치 않다. 러시아로서는 대한민국의 반응이 이렇게 거세게 나올 줄은 전혀 계산하지 못했을 것이다. 여기서 ‘당황’과 ‘황당’의 차이를 알아보자. 차 뒤에서 소변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차가 시동을 켜고 앞으로 가버리면 당황스러운 것이고, 차가 뒤쪽으로 소변을 보는 나에게 다가오면 황당이다. 푸틴은 차 뒤에서 소변을 봤는데 차가 앞으로 갈 줄 알았지만 쉬 하는 나에게 급발진 한 격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오줌도 다 못 싸고 바지의 지퍼도 못 올리면서 피 할 수 밖에 없다.
한편 윤 대통령은 10~11일간 미국 워싱턴디시(DC)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지금 나토는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보면서 인도-태평양 국가와의 협력 강화를 추진 중이다. 한편 나토 동맹국들과 한국을 포함한 일본·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4개국(IP4·Indo-Pacific 4)과 협력 확대를 담은 공동문서가 발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판에 러시아로서는 한국의 이러한 강경한 대응에 아연실색 할 것이다.
졸지에 얼떨떨해지는 중국
인도-태평양 국가와 나토와 공동협력이 강화되는 것은 러시아도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중국으로서도 영 불편한 일이 될 것이다. 이미 BBC는 지난달 20일 ‘푸틴과 김정은의 우정을 판가름하는 진짜 실세는 중국’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러간 동맹 강화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징후가 여러 곳에서 포착됐다”고 전한 바 있다. 또한 중국 측은 러시아에 푸틴 대통령의 중국 방문 뒤 곧이어 북한을 방문하지 말라고 요구했다는 썰도 있다. 아무튼 러시아와 북한이 가깝게 군사동맹을 강화하는 일이 중국으로서는 받아 들이기가 영 탐탁하지 않았을 것이다. 러시아로 인해서 중국의 동북아 전략구도는 살짝 핀트가 어긋날 수 있다. 따라서 중국은 졸지에 얼떨덜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
푸틴, 어떻게 할 것인가
러시아가 북한과 군사동맹을 강화한 것은 결국 러시아에게도 외교적인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이 현실화 된 것이다. 물론 러시아는 갈비도 먹고 살도 동시에 먹을 수 있게 북한과 남한 모두와 관계를 갖고 싶지만 세상 일이 그리 쉽지는 않다. 그렇다면 북한을 선택하고 러시아가 한국과는 완전하게 관계를 단절하고 나갈 것인가? 북한을 끝까지 두둔하면서 러시아에게 이익이 안되는 일을 푸틴이 계속 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원래 국제사회에서는 영원한 적도 우방도 없다. 영원한 것은 짭짤한 ‘국가이익’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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