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구영배 , 과연 티몬과 위메프 위기를 극복할 것인가

티몬과 위메프의 대금 미정산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대한민국이 난리가 났다. 티몬이나 위메프에서 상품을 구입한 소비자나 판매한 업자나 모두 돈을 못 받는 황당한 지경이 되면서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가 과연 이 사태를 어떻게 처리할지 관심이 주목된다.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 정산금 미지급 사태가 커지면 소비자는 물론이고 금융업계 및 유통업계, 소매업 등에도 쓰나미 같은 피해가 올 것으로 보인다.

구영배, 이커머스 성공신화의 주인공

구영배는 우리나라에서 오픈마켓을 처음으로 도입하여 대박을 낸 이커머스 성공신화의 주인공이었다. 구영배는 서울대 자원공학과를 1991년 졸업하고 미국계 석유 개발 기술회사인 슐럼버거에 취직했다. 그러다가 1999년 이기형 당시 인터파크 회장(현 그래디언트 회장)을 만나 회사에 입사하며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계에 몸을 담았다.

티몬이나 위메프에서 상품을 구입한 소비자나 판매한 업자나 모두 돈을 못 받는 황당한 지경이 되면서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가 과연 이 사태를 어떻게 처리할지 관심이 주목된다. 그는 만년 적자를 내는 거지 같은 회사를 무차별로 인수하면서 무엇을 꿈 꾸었을까?

구영배 프로필

출생 : 1966년 2월 23일. 전남 구례군
학력 : 서울대학교 자원공학과 졸업 (1991년)
설립 : Gmarket Inc, Qoo10

지마켓으로 대박이 나다

구영배는 당시 벤처기업 창업 열풍을 잘 올라타고 2000년 인터파크의 경매사이트 ‘구스닥’의 태스크포스 팀장이 되었다. 이때 인터파크에서 사내 벤처 형태로 구스닥(G마켓)을 창업했는데 이후 자본금 10억 원으로 별도 법인으로 출범시켰다. 구스닥은 G마켓으로 2003년 사명을 변경했다. 그런데 지마켓이 신의 한 수가 되었다. 이때 오픈마켓 사업모델을 도입한 것이 대박이 나면서 지마켓은 고도의 성장을 이루었다. 오픈마켓은 업자가 입점을 해서 자유롭게 물건을 거래할 수 있는 ‘온라인 장터’다.

2000년대를 들어서면서 우리나라는 그때 온라인 벤처사업이 크게 부각되면서 구영배의 지마켓은 완전히 새로운 상거래 기법으로 주목받았다. 그래서 2004년에는 1만 건이던 지마켓의 거래 건수가 2005년 60만 건으로 급증했다. 그리고 연 거래액 1조원을 돌파하며 옥션을 제치고 국내 이커머스 1위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이러한 승승장구를 거쳐서 지마켓은 미국 나스닥에 2004년 상장되었고, 2009년 미국 이베이가 지마켓을 5500억 원에 인수하였다. 이때 지마켓 주식을 갖고 있던 구 대표는 715억 원이라는 엄청난 거액을 손에 넣는다.

싱가포르에서 큐텐 설립

대박이 났지만 지마켓을 이베이에 매각하면서 조건으로 국내에서 구영배가 경업활동을 금지하는 조항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싱가포르로 날라가서 거기서 다시 이커머스 창업을 한다. 2010년 싱가포르에 건너간 구영배는 이베이와 조인트벤처 형식으로 큐텐을 설립했다. 한편 유전 회사 재직 시절 인도에서 일하면서 알게 된 귀족 계급의 현지인과 결혼도 하는 등 인생은 마치 순풍에 돛 단 듯했다. 또한 그는 여세를 몰아서 인도에서 오픈마켓 샵클루스를 인수하는 등 동남아 시장에서 사세를 확장하면서 그의 이커머스 대박은 연타를 치는 듯했다.

또다시 나스닥에서 대박의 꿈을 꾸다

구영배는 지마켓으로 인생의 최대박을 보았기에, 어떻게 이커머스로 큰돈을 만들 수 있는지 알고 있는 듯했다. 일단 구영배는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 이렇게 플랫폼을 수집한 까닭은 이들을 이용해 물류 계열사인 큐익스프레스의 물동량을 늘려 나스닥에 상장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구영배는 티몬과 위메프의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아마도 ‘장밋빛 꿈’을 꾸었을 것이다.

문어발 확장으로 플랫폼 늘리기

큐텐은 티몬과 위메프 인수에 그치지 않고 더욱더 광폭 M&A를 추진했다. 지난 2월에는 AK플라자 온라인몰 ‘AK몰’을 5억 원에 인수했다. 또한 이때 글로벌 쇼핑 플랫폼 ‘위시’도 2400억 원에 인수했다. 무려 2년이 채 안 되는 시간에 큐텐은 5개 이커머스 플랫폼을 인수하였다.

티몬과 위메프로 쪽박이 나다

누가 그랬던가? 인생에서 두 번은 없다! 고 말이다. 일단 구영배가 플랫폼 주워 먹기 작전은 통한 듯했다. 티몬과 위메프를 인수한 직후 2023년 큐익스프레스 한국 법인의 매출은 전년 대비 10%가량 증가하는 등 외양상으로는 그럴듯했다. 그러나 티몬과 위메프는 알고 보면 실상 속 빈 강정에 불과했다. 바로 만년 적자 기업들로 결코 이익을 내지 못하는 부실기업이나 마찬가지였다.

구영배가 인수를 하기 전에도 티몬과 위메프는 적자 투성이었는데 큐텐에 인수된 후 재무 상태는 더 나빠졌다. 위메프는 작년 영업손실이 1025억 원으로 1년 사이 84% 증가했다. 또한 티몬은 올해 감사보고서도 내지 못할 정도로 재무 상태가 엉망임을 알 수 있다. 지금 티몬과 위메프의 합산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9000억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고 하니 어마어마하다.

언제부터인지 티몬과 위메프는 선불충전금 형식의 상품에 주력했다. 티몬캐시를 비롯하여 배달액 금액권, 문화상품권 등을 선주문할 때 할인 판매를 하는 행사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게 웬 떡이냐는 식으로 또 구입하였는데 문제는 이게 개털이 되었다는 것이다. 시장에선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긴 판매자 정산 주기를 활용하여 티몬과 위메프가 ‘돌려 막기’를 한다는 의혹도 부각된다. 지금 정산을 받지 못했다는 판매자들이 속출하고 있으며 피해는 소비자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구영배, 과연 티몬과 위메프 위기를 극복할 것인가

지금 구영배가 인수한 전자상거래 플랫폼들 가운데 수익을 내는 곳은 아무 데도 없다. 그런데 큐텐은 이러한 적자를 보면서 긴 판매자 정산 주기를 활용해 버텨왔다. 한편 티몬이나 위메프에서 판매자에게 지급할 정산 자금을 인수대금 등에 사용해 이른바 ‘돌려 막기’를 해왔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큐텐이 많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닥치는 대로 M&A 하였지만 실질적으로 플랫폼 간 시너지도 없었다. 또한 큐텐이 티몬과 위메프를 인수 후에도 경영 실적은 전혀 개선되지도 않았다. 알고 있는 사람들은 큐텐의 유동성 위기가 필연적이었다고 말한다. 거래액 확대를 위해 큐텐이 광폭 M&A에 나섰지만 돈의 흐름이 한 곳에서 끊기자 전체가 무너지는 사태가 생겼다는 것이다. 사실 큐텐이 자금력이 없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문어발 확장식으로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인수한 것 자체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적되는 대목이다. 과연 구영배는 이커머스 성공신화의 1세대 주인공으로 이번 티몬과 위메프 위기를 극복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로또는 두 번 당첨되지 않는다

20년 전 지마켓을 나스닥에 상장시키고 인생에서 대박을 맞은 구영배, 그리고 20년이 지나서 또다시 자신의 회사를 나스닥에 상장시켜서 드림어게인(Dream Again)을 꿈꾸었지만 어째 이번 연극은 비극으로 끝을 낼 것 같다. 로또를 두 번 맞았다는 사람을 본 적은 없다. 어쩌다가 벤처창업 시운을 잘 타서 지마켓이 대박났지만 그것은 20년 전이고, 지금은 세상이 또 달라졌다.

티몬, 인터파크, AK몰과 미국 이커머스 플랫폼인 위시를 사들이면서 너무 무리수를 둔 것이 결국은 큐텐에게 화근이다. 큐텐이 인수했던 티몬과 위메프는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완전자본자식 상태였다. 2022년 기준 티몬의 유동부채는 7193억원으로, 유동자산 1309억 원의 5배가 넘었다. 위메프 또한 지난해 기준 유동부채는 3098억 원으로, 유동자산 617억 원의 5배를 넘어섰다. 어찌 보면 수익을 내지 못하는 빈 깡통 같은 회사를 인수한 것이다. 망해야 될 기업을 인수하여서 거기서 어떻게 뭘 해보겠다는 전략 자체가 시작부터 잘못된 것이다.

‘거지 같은 회사를 사면 거지가 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상식은 권력이다 nBo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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