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내용은 사실이 아닌 웹소설로 대한민국에서 벌어질 수 있는 가상의 세상을 픽션으로 꾸민 것입니다. 이 글을 읽고 현실로 착각하거나 또는 앞으로 전개될 수 있는 시나리오로 오해하시면 안됩니다.
[웹소설] 2026 국민정신건강관리법
등장인물 : 나, 변박사
줄거리 : 2026년이 되면서 정신이 이상한 사람들이 속출하자 정부는 어쩔 수 없이 국민정신건강관리법을 제정하여서 사람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강제로 정신병동에 집어 넣는 제도적 방안을 강구하였다. 그런데 법의 제정 목적은 좋아 보이지만 실행에 있어서는 어째 문제가 많을 것 같은데, 과연 누구부터 정신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을지 모르겠다.
세상이 혼란스럽기에 사람들의 정신이 이상해 진 것인가?
아니면 사람들의 정신이 이상해져서 세상이 혼란스러운 것인가?
어느 것이 정확하게 맞는 것인지 알 수 없다.
2026년이 시작되면서 날이 갈수록 이상한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물론 이전에도 조금 이상하다는 사람들은 간혹 눈에 띄었지만 최근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의 정신상태를 정밀 감정해 봐야 아니냐는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칼을 갖고 다니다가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푹푹 찌르는 놈이 있는가 하면, ‘자신은 조폭XX파 이다’ 소리 지르면서 무고한 시민을 마구 폭행하는 놈도 나타났다. 얼마 전에는 어떤 정신이 나간 청년이 119 구급대원을 무차별 폭행하고 구급차를 탈취하여 과속 질주로 도로에서 큰 사고가 발생되었다.
어느 오피스텔에서는 젊은이가 아무런 까닭도 없이 건물 경비원을 흉기로 무참하게 살해한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어떤 고위엘리트 공무원이 차량을 몰고 미국대사관으로 돌진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이들 사건의 공통된 특징은 정신 상태가 온전하지 못한 사람들의 범죄라는 것이다.
평상시에는 아무 문제없어 보이고 정상적인 사람 같은데 갑자기 돌발적으로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면서 반사회적이고 타인을 해치는 경우가 너무나 많아졌다.
왜 이런 비정상적인 사람들이 많아졌는지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우리 사회에 비정상적인 사람들에 의한 사건들이 유독 많아졌다. 그런데 이렇게 정신이 이상한 사람들이 갑자기 많아졌기 보다는 원래부터 우리 사회에 그런 잠재적 또라이들이 많이 잠복되어 있었는데 스트레스가 만연되고 사회에 불만이 커지면서 사람들이 본성을 보이게 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누군가, 나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것 아닌가?”
“모두가 잘 사는데, 왜 나만 못사나?”
“어디 두고 보자, 반드시 꼭 복수 해야겠다”
우리 사회가 점점 양극화되고 부의 편중이 심해지면서 좌절과 실의에 빠진 사람들의 극단적인 심리 상태가 이상하게 전환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러한 불안한 사회 분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신이 이상한 사람들에 의한 범죄는 만연해 가는 실정이었다.
정부는 올해 초에 ‘바른정신으로 똑 바로 살기 운동’도 펼쳤지만 그 효과는 별로 없어 보였다. 바른정신을 갖고 살아가자고 우리가 서로에게 강조할 정도면 사실 우리 사회상태가 얼마나 위기에 빠져있다는 것인지 알 수 있지 않은가?
요새는 어떤 사건이나 사고가 생기면 비정상적인 사람에 의해서 일이 저질러지는 경향이 많아졌다. 그래서 어떤 간특한 범죄자는 범죄를 저지르고 심신미약을 주장하거나 또는 술로 인한 사건으로 비정상적인 상태에서 발생된 것이니 좀 봐 달라는 식으로 자신의 죄를 감해 달라는 요청을 뻔뻔하게 하기도 했다.
각종 성범죄, 교통사고, 상해사건 등에서 어떤 범죄자들은 과음을 해서 자신은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는다며 형사책임을 감면해달라는 요구를 아주 공공연하기까지 했다. 또 어떤 놈은 술을 먹고 운전을 하다 뺑소니 사고를 내고 ‘진실은 밝혀진다’면서 큰 소리를 치기도 했다. 한편 돈이 많아 주체를 못하던 어떤 재벌 부인은 타인에게 만행을 저지르면서 이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자 자신이 ‘분노조절 장애’를 갖고 있다는 의사 소견서를 제출하여 구속영장도 기각 받는 일이 있어 사회의 공분을 샀다.
사람들의 정신이 모두 100% 완전하고 또한 정상적이라면 그 사회는 건전하고 올바른 상태를 유지해 나갈 수 있다. 그러나 구성원들 중 일부가 비정상적인 행동이나 생각을 계속해 나간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몇 몇 이상한 정신 상태를 가진 사람들로 인하여 정상적인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다면 사회 자체는 심히 불건전해 질 수 밖에 없다.
정신이 이상한 사람들은 길에서도 만날 수 있고, 운전을 하다가 맞닥뜨릴 수 있기도 하다. 또한 보기에는 멀쩡한데 대화를 하다보면 ‘아, 조금 이상하구나’하는 사람들도 만난다. 심지어는 방송에서도 정신이 살짝 이상한 것 같은데도 마치 정상인같이 출연해서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들기도 한다.
얼마 전 방송에서 이상한 사람이 나왔던 특이한 사례도 있었다.
어느 TV에서 베스트 맛집 만들기 프로그램을 하는데, 백동원이라는 사람이 식당을 처음 하는 사람에게 여러 가지 장사기법을 알려주면서 레시피까지 제공해주고 있었다. 그런데 함박스테이크를 만드는 어떤 사람에게 요리비법을 제공해주고 코치를 친절하게 해주었는데, 그 사람은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하지만 반응은 아주 이상하였다. 그중 가장 황당한 것은 알려준 레시피 대로 하면 그것은 원래 그것을 만든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나는 내 방식대로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만들어 파는 고기패티가 덜 익어도 괜찮다는 식이었다. 막판에 그는 자신이 장사 아마추어인데, 뭐 이정도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인식을 보여줬다.
방송을 보는 사람들은 뭐 저런 이상한 사람이 음식을 팔고 있는가 걱정하며 그런 TV 프로그램은 빨리 끝내는 편이 낫다고까지 걱정했다. 한마디로 이상한 사람들이 비정상적인 발언과 행동으로 일관하여도 공중파 방송으로 이렇게 방영되는 세상이 된 것이다.
운전을 하다보면 이상한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보복운전을 일삼고 도로위에서 분노조절을 못해 타인에게 중대한 위해를 가하는 비정상적인 사람들에 관한 뉴스도 종종 보도되었다. 자신이 일방적으로 칼치기를 하여 차선을 밀고 들어오다가 사고를 내도 뻔뻔하게 상대방이 양보를 안했다는 식으로 우기다가 블랙박스로 확인해보니 깜박이를 안 킨 경우도 다반사였다. 더 큰 문제는 자신이 운전을 난폭하게 하고도 사고의 원인을 상대방에게 뒤집어씌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도 이상한 사람들이 있었고 마트를 가도 비정상적 행동을 일삼는 사람들이 있었다. 주차장에는 다른 사람이 불편하도록 주차를 멋대로 하거나 또는 접촉사고를 내고도 뺑소니치는 경우도 많았다.
우리의 주변에는 잘 찾아보면 정상적인 정신이 아닌 살짝 맛이 간 사람들이 보였다.
아이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결핍된 채 어린이집을 운영한다면서 아이들을 학대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하는 사람들의 정신상태도 수상하였다. 어린이를 잘 돌보겠다는 관심보다도 돈만 벌려는 생각에서인지 아무런 도덕적 양심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자들도 나타났다.
어느 어린이집에서는 아이를 이불로 깔아뭉개서 죽였는가 하면, 어떤 어린이집은 통학버스에 애가 내렸는지 확인도 하지 않아 그 아이가 뜨겁게 달구어진 버스 안에서 고통에 몸부림치다 손이 비틀어진 채 죽었다는 뉴스도 나왔다.
국민을 위하는 정치를 한다고 유권자에게 온갖 아부를 하면서 출마를 하였으나 막상 당선이 된 후에는 권위만 내 세우고 사리사욕을 채우는 정치인도 광의의 개념으로 본다면 사실 정신이 온전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선거 때는 90도로 고개를 숙이고 지역주민들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인사를 하고 다니던 사람이 금뱃지를 달더니 어느새 목에 힘을 주고 나타나 거만한 태도로 행사장에 나타났다는 일은 뉴스거리도 안됐다.
사실 정상과 비정상을 명확하게 기준을 설정하고 그 차이를 구분하기는 어렵다.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분하는 것은 무 자르듯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같은 공동체 안에서 살면서 남과 부대끼며 살아가면서 서로가 지켜야 할 도덕적 기준이 있고 사회적 규범이 있기에 이것을 존중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아주 오래전에는 어떤 사람을 볼 때 ‘질병이 없는 상태’를 육체적 기준으로 삼아 정상적이라는 판단도 하였으나, 현대사회를 살면서 우울증,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질환이 급증하면서 겉으로 보아 질병이 없어도 심각한 비정상적인 상태에 이른 경우가 많게 되었다. 또한 급격한 사회적 변동에 따른 정신적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혼자만의 상상과 독단의 연속으로 외부와 벽을 쌓고 살아가는 이들도 의외로 늘어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한편 정상과 비정상을 딱 구분 짓는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그래도 꼭 유의해 볼만한 것이 있다. 어떤 사람의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이 아니며 생각이 독특하다고 해서 비정상은 아니나, 중요한 것은 어떤 행위나 생각이 타인에게 해가 되거나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파괴한다면 이것은 정상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일이라 하겠다.
정상적인 상태의 건강한 정신을 소유한 사람이라면 절대로 타인이나 자신이 속한 가족, 직장이나 공동체 등 사회에 해를 끼치는 일은 없다.
2026년의 여름은 정말 뜨거웠다.
거리는 쨍쨍 내리쬐는 햇볕으로 달구어져서 열기가 바닥에서부터 올라와 걷기조차 힘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길 한 복판에 있는 버스전용차선이 있는 정류장에도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더운 날에는 지하철을 타는 것이 최고였다.
나는 그날 서초역 가까운 곳에서 회의가 있어 2호선을 타야만 했다. 너무 뜨거운 날이지만 지하철역사는 그래도 조금 시원하게 느껴졌다.
개찰구에 들어서려는데 누군가 어깨를 툭 쳤다.
얼굴을 돌려보니 변상돌 박사였다.
변박사는 찡긋 웃으면서 오랜만이라며 인사를 건넸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정신병리학의 권위자이며 고구려대 병원의 정신의학연구센터 소장이었다.
“아니, 어쩐 일로 이렇게 여기서 뵙네요”
나는 서초역에 회의를 가는 중인데 어디를 가시느냐 물으니 가까운 곳에서 세미나를 끝내고 오는 길이라 말씀을 건넨다. 그는 동그란 안경을 쓰고 있었고 수염도 조금 길러서 학자풍의 의사라고 보이기보다는 예술가 같은 느낌도 주는 외모를 지녔다. 그리고 말도 늘 재밌게 하여서 어느 자리에 가면 좌중을 압도하는 탁월한 언변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변박사는 시간이 되면 날도 더운데 아이스커피나 한잔하고 가자고 했다, 나도 마침 회의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기에 좋다며 시원하게 잠깐 마시고 가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역 가까운 곳에 있는 어느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말 더운 날이네요”
“우리나라가 이상기온인지 날씨가 정말 덥습니다”
“날씨도 이상해지고, 사람들도 점점 이상해지니 걱정입니다”
“요새 정부에서 「국민정신건강관리법」을 만든다고 하는데, 그 소식을 들었는지요?”
변박사는 자신의 전공분야이기도 하지만 최근 정부가 마련했다는 「국민정신건강관리법」에 대해 관심이 많은 듯 했다. 오늘 자신이 참석했던 회의는 바로 「국민정신건강관리법」 공청회였다고 하는데, 거기서 주제발표를 했다고 한다.
“아, 「국민정신건강관리법」에 관한 뉴스가 얼마 전에 나왔던 것이 기억납니다”
“하도 세상에 이상한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다 보니, 아무래도 이제는 정부가 나서서 관리할 때 된 것인지 그런 법도 나오네요”
국회에서도 여당이나 야당도 국민건강과 복지에 관한 정책에 대해 의견이 모아지면서 이에 대한 입법을 하려는 움직임이 보였는데, 그것이 바로 「국민정신건강관리법」이었다.
“뭐,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보니 아무래도 정부에서 어떻게 좀 해보려고 나선 것 같아 보이네요”
나는 「국민정신건강관리법」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이상한 사람들이 너무나 비정상적인 행태를 보이는 것에 대해 불안하기도 했고, 또한 그러한 사람들을 가족이 돌보기에는 한계도 있고 이제는 그들을 국가가 책임지고 관리해주는 것도 좋다고 여겨졌다. 치매환자도 나라에서 관리하는데, 정신이 이상한 사람들도 그렇게 하는 것은 문제가 없어 보였다.
정신병이 있는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거나 반사회적 행위를 하는 것을 놓고 무조건 형사처벌하기 보다는 사전에 예방관리 차원에서 이들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이 구축되는 것이 시급하다고 여겨졌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은 사람을 방치하니까 예상치 못한 사건과 사고들이 횡행하고 선의의 사람들이 피해를 불시에 볼 수 있는데, 정부가 나서서 치료와 예방관리를 하는 것은 국민복지차원에서도 다행스럽다고 봤다.
그리고 이러한 국민정신건강관리가 잘 되어서 정말로 그 사람이 정신이 이상한 사람인지 또는 비정상을 가장하여 범죄를 회피하려는지 구분도 철저하게 하여서 만일 후자일 경우에는 가중처벌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변박사는 나의 의견을 듣더니 고개를 끄덕이면서 일리가 있다는 표정을 짓더니, 신중하게 볼 것도 있다고 했다.
“국민정신건강관리법이 정말로 정신이 비정상적인 사람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지만, 거꾸로 정상적인 사람도 자칫 잘못하면 비정상으로 몰릴 수 있어요”
“아주 오래전의 일이지만 어떤 멀쩡한 사람은 길을 가다가 정신병자로 몰려 강제로 끌려가 심한 고충을 받았다고도 합니다.”
“어느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시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보호자의 동의도 없이 어느 날 경찰에 의해서 거리에서 납치되어 정신 병원에 감금되는 경우도 이전에 있었는데, 그런 문제가 또 있을 수 있답니다”
변박사의 말을 듣고 보니, 온전한 사람을 그렇게 만든다면 그것은 정말 심각하다고 여겨졌다.
만일 대통령이 정치를 잘못하는데 이를 비판하였다고 해서, 정신병원에 그 사람을 강제로 입원시킨다면 내 생각에는 그러한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이 바로 정신병원에 갈 대상이라고 썰을 풀었다.
변박사는 정신의학에 있어 전문가이지만 법과 사회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이 있어, 법의 원래 목적과 집행에 대해서도 부연 설명하였다.
“법이라는 것이 원래 목적한 의도는 사회를 정의롭게 하고 세상을 지키려는 원칙을 강제하는 것이지만 권력을 가진 자가 사악한 방향으로 집행이 된다면 이 또한 심각한 사태를 맞이할 수 있죠”
「국민정신건강관리법」에 대해 정부의 입법 의지가 확인된 만큼 이에 상응하여 철저한 감독관리 시스템도 따라야 할 것이고, 검증장치도 수반되어야 할 것이라고 그는 말을 덧 붙였다. 또한 우리 사회에 비정상적인 사람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도 병리적으로 그 원인을 잘 파악해보아야 하며 여기에 따른 치료와 예방이 있어야 한다는 것도 강조하였다.
변박사와 잠깐이었지만 최근 우리사회에서 발생되는 우려할만한 일에 대해 같이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일어날 시간이 되었다. 회의에 참석하려면 아무래도 지금은 출발을 해야 할 것 같기에, 차후 다시 만나서 더 많은 썰을 풀기로 했다.
얼마 안 있어 「국민정신건강관리법」이 공포되었다.
국회에서 인권을 중시하는 쪽의 국회의원들은 국가가 개인의 정신상태까지 일일이 간섭하고 통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국민정신건강관리법」 제정에 대해 반대 의견을 보였었다. 그렇지만 정신질환자에 의해서 발생된 강력사건들이 워낙 사회적 파장이 컸고, 중증 정신질환자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법안은 순조롭게 통과되었다.
비정상적인 정신상태를 지니고 업무나 일을 볼 때 사회의 안녕과 질서에 해가 될 수 있는 일을 방지하기 위하여, 우선적으로 운전면허시험에 정신감정을 필수적으로 하기로 하였다. 운전만 무조건 잘 하면 면허증을 발부하는 것이 아니라 세밀한 정신감정을 통해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은 운전을 하지 못하게 하였다. 또한 기존에 운전면허증을 갖고 있는 사람도 갱신 시에는 이 기준에 맞춰 정신감정을 받고 재발급 밟도록 조치하였다. 운전면허증 발급에 정신감정 테스트를 하기로 한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찬성을 하였는데, 정신질환자가 운전대를 잡게 되면 이것은 흉기를 몰고 거리를 질주하는 것이라 마찬가지이기에 매우 적절하다고 여겨졌다.
또 다른 특징적인 것은 공공기관이나 공무원 시험에서 신체검사와 병행하여 합격자들은 공직수행을 위한 「정신감정 판단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비정상적인 사람이 공무를 맡으면서 거리낌 없이 이상한 행동을 한다는 것은 매우 커다란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에 이것도 또한 당연하다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최소한 운전대를 잡고 미국대사관으로 돌진하는 공무원 같은 사람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그리고 대국민 봉사자세에 있어서도 올바른 정신 상태는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기에, 건전한 정신을 보유한 사람만이 공공의 일을 맡는 것은 타당하다고 하겠다.
전에 어느 공공기관에서 민원인에게 반말을 찍찍하면서 마치 군림하는 태도로 마구 대하는 것을 본적이 있는데, 이러한 사람은 정신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기에 정밀한 정신감정을 받아봐야 할 것이다. 정부가 만일 보다 적극적으로 「국민정신건강관리법」을 추진하려면 새로 뽑는 공공기관인력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현직에서 근무하고 있는 모든 공무원도 다시 정신감정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공무원으로 처음 들어왔을 때는 정상적인 사람이나 오랜 기간 동안 공직에 있으면서 정신질환이 생길 수 있는데 이러한 사람들을 걸러내는 장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신질환은 살아가면서 언제 어떻게 생길 수 모르는 것이기에 특히 공직에 있는 사람들은 수시로 그 검증의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정신질환이 있다고 해서 이 사람들이 모두 예비범죄자이고 흉악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위험인물이라는 선입견만 갖기 보다는 이들을 실질적으로 보호하고 관리하면서 치료를 병행해 나갈 수 있는 사회안전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한편 비정상적인 사람들 가운데 살인이나 폭력 등 타인에게 매우 위해를 가할 수 있있는 인물은 미리 정신감정등급을 정해서라도 집중관리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들을 무조건 가두고 격리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지만, 방치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 자신과 가족 그리고 이웃들의 안전을 지키는 차원에서라도 정부가 적극 나서서 비정상적인 정신질환자를 치료하고 관리하는 국가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때 늦은 감도 있었다.
2026년 연말 즈음에는 고위공직자 전체에 대한 정신감정이 실시되었다. 그 후 얼마 안 있어 대통령비서관으로 근무하는 공직점검기획관이 정신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사표를 제출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그는 유명한 법대를 수석졸업하고 사법고시도 수석으로 합격하여 전도가 창창한 엘리트로 알려진 그였지만 우리 사회의 출세 지향적인 권력구도에 빠져 삐뚤어진 인성과 비정상적인 심리상태로 정신적 장애를 앓고 있었던 것이 밝혀졌다. 공직을 점검하고 감독하는 사람이 비정상적이었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허탈감을 느꼈다. 한편 「국민정신건강관리법」 적용에 있어 정치인들이 검증 대상에서 누락되었다는 것은 무척 아쉬운 대목이었다.
법을 만든 사람부터 솔선수범하는 것이 맞지 않나 하는 꿉꿉한 심정이 대 다수 국민들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이 만일 살짝 맛이 간 사람이거나 비정상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라면 그 우리 사회나 국민이 겪을 피해는 상상하기도 싫다. 하루 빨리 「국민정신건강관리법」에 우선 점검 대상자로 공직에 선출되려는 정치인을 추가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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