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고 있는 광장시장, 그곳은 예전에 우리가 알던 시장이 아니다. 이제는 인천의 ‘소래포구’ 못지 않게 바가지를 엄청 씌우는 곳으로 유명해졌다. 바가지란 파는 사람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시세를 훨씬 웃도는 가격에 제공해 사는 사람을 속이는 행위 또는 그 가격을 가리킨다. 그런데 이제 우리 사회에서 바가지 요금은 아주 익숙한 단어가 되었다.
장사꾼들이 돈에 환장하면 거의 미쳐 버리는 것이다. ‘한 놈만 걸려라’는 식으로 팔면 된다.
광장시장 바가지
1만5천원 짜리 모둠전 한 접시. 사진 유튜브 ‘희철리즘’ 캡처
상도덕! 우리에게 그런 건 없다.
‘팔튀’라고 들어 봤는가? 팔고 튀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비싸게 말이다.
광장시장 바가지 요금
오래전에 광장시장은 서민들과 돈 없는 사람들이나 학생들이 저녁 무렵에 종로에 나갔다가 출출한 배를 채우기 좋은 장소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관광객들이 몰리고 사람들이 광장시장을 많이 찾게 되었다. 서울에서는 광장시장이 명동에 버금가는 핫플레이스로 등극했다. 서울에 오는 외국인들은 광장시장에 가서 빈대떡에 막걸리 한 잔 인증하는 샷도 많이 찍었다.
광장시장, 바가지 요금
광장시장의 어느 전을 파는 가게에서 가격에 비해 양은 형편 없고 부실한 음식을 비싸게 판매한 사실이 유튜브로 알려졌다. 전 가게에서 판매하고 있는 모둠전이 1만5000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만한 가격에 양이 푸짐하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음식 가격에 비해 전 한 접시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다.
유튜브 채널 ‘희철리즘’의 영상을 보면 베트남에서 온 지인 2명에게 광장시장을 소개하면서 한 가게에 갔다. 거기서 유튜버는 광장시장을 한국의 유명한 시장으로 소개하며 “외국인 친구들이 왔으니까 맛있는 전을 먹어보겠다”고 1만5000원짜리 모둠전 한 접시를 주문했다. 그런데 전가게 집주인은 이들을 보고 “모둠전은 양이 적어서 3명이 못 먹는다. 뭐 하나 더 시켜야 한다”며 추가 주문할 것을 강권했다. 이에 일행은 “먹어보고 시키겠다”며 거절했는데, 나중에 나온 전 한 접시를 보니 가관이다.
일행은 모둠전을 보고 “이게 1만5000원이냐”고 물으며 양이 너무 적다고 깜짝 놀랐다. 모둠전은 여러가지 재료로 만든 전으로 구성돼어 보였다. 개수는 10개가 조금 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접시를 받아 들고 모둠전을 먹으려는 일행은 당황해 하는 모습이 역력하였다. 전 하나를 집어들고 2천원 짜리 먹어보겠다는 농담이 웃긴 것이 아니라 슬픈 현실이다.
전 하나가 2천원이라니 그것은 파는 가게 주인의 마음이겠지만 좀 정상적인 가격은 아닌 것 같다. 정상적이 아니라는 것은 비정상적으로 가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물론 광장시장 전체가 이렇게 바가지 가격으로 전을 파는 가게와 똑 같지는 않겠지만 비슷한 가게들은 많을 것이다. 광장시장 가보면 알겠지만, 그곳이 많이 물이 흐려졌다. 필자도 그곳 발걸음을 끊은지 벌써 몇 년 되었다. 비싸면 안 가면 된다. 지금 사람들이 제주도 관광을 안 가는 것과 똑 같은 이치다. 제주도도 바가지 요금을 그렇게 많이 씌우더니 이제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해져서 얼마나 보기 좋은가? 정말 훈훈한 광경이 결과로 나온다.
바가지 요금이 전국적 유행, 안 가야 한다
장사가 잘 되는 곳에 가면 바쁜데 찾아 가서 미안하다는 느낌이 들고 나중에 음식 가격은 왜 그리 비싼지 하는 생각이다. 대한민국은 조금 이상한 나라이다. 사회가 전반적으로 사기를 치는데 익숙하다고 하지만, 이제는 시장에서도 가격이 거의 사기급이다. 전통시장의 ‘바가지요금’ 논란은 우리나라에서 일상적이다.
인천 소래포구의 어시장에서 ‘다리 없는 꽃게’로 바꿔치기한 일도 유명한 일화이다. 경북 영양의 전통시장에선 옛날과자 1.5㎏ 한 봉지를 7만원(100g당 4499원)에 팔았다고도 한다. 또한 떡볶이가 한 접시에 1만원 하는 곳도 있다. 명동에 나가보면 길거리에서 파는 음식들이 보통 1만원이 넘는 것들이 부지기수다. 물론 물가가 오르니 음식 가격을 올린다고 하지만, 상식을 벗어나게 올리면 그것이 바가지 요금이다.
제주도 가서 “둘 이서 갈치 먹고 14만원이나 나왔어요”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제주도에 그 돈 내고 가기 보다는 동남아 관광으로 바꿨다. 지금 제주도는 아주 평화롭다. 바가지 요금의 끝은 시장이 문 닫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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