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을 비롯해 최근 폭우로 인해 물난리가 나면서 의견들이 분분한 가운데 그 가장 큰 원인이 바로 배수구를 꽉 막은 담배꽁초라는 이야기가 온라인에서 퍼지고 있다.
길가에 담배꽁초, 낙엽, 비닐 등 이물질이 하수구를 막고 있으니 정작 비가 내리면 빠져 나갈 물들이 못 빠지면서 배수로가 막히게 되고 결국은 물난리가 났다는 것이 중론인데, 지난번 강남역에서 물이 막히자 어떤 사람이 지나다가 하수구에 쌓인 쓰레기를 직접 치우는것이 뉴스로 등장하기도 했을 정도입니다.
대한민국 물난리 원인이 담배 꽁초
담배꽁초가 배수구를 막아서 물난리?
이제 하수구에 쌓인 각종 쓰레기가 비가 오면 역류, 침수를 불러오는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되는데 이게 그냥 담배꽁초를 버린 것 때문이라고만 문제 삼기에도 그렇습니다.
길거리 담배꽁초 무엇이 문제인가?
버리는 사람이 잘못인가? 아니면 길가에 쓰레기통이 없는게 문제인가?
물론 길가에서 담배를 피고 담배꽁초를 버리는 사람에게 비난을 퍼붓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떻게 담배꽁초 하나 버릴 쓰레기통이 없는게 정상인가 하는 의문도 듭니다. 담배로 많은 그 많은 세금을 거둬서 흡연자들이 담배꽁초를 버릴 공간도 하나 만들지 못하는 현실이 조금은 안타깝기만 합니다.
문제는 현실적으로 풀어야 합니다.
길거리에 화장실이 미관을 해친다고 공중화장실을 모두 없애면 사람들이 똥을 참고 집에가서 해결을 할까요? 아니면 길에다 똥을 쌀까요? 무조건 담배꽁초를 버리지 말라고 떠들기 보다는 쓰레기통을 설치한 흡연구역을 늘리거나 청소 인력을 확충하는 게 어찌보면 맞습니다.
우리는 쓰레기통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쓰레기가 많이 길거리에 투기된다는 이유로 없앴지만, 결론적으로는 길거리에 담배꽁초를 버릴 곳이 제대로 마련되어야 합니다. 물론 이와 함께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 문화를 변화시켜 나가야하는 것이 맞지만 당장에 담배꽁초를 버릴 수 없다는 현실을 외면하기도 어렵습니다.
우리나라는 흡연자를 마치 범죄자 취급하고 담배를 피우는 것을 범죄행위 같이 여기는 풍토가 있는데, 이것을 무조건 나쁘다고만 비난하지말고 제도적으로 개선할 방향을 마련해야 합니다.
“대한민국과 외국의 담배꽁초 이야기”
종로에서 누구를 기다리다가 어느 골목과 같은 길가에서 외국관광객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곳이 흡연구역도 아니고 금연구역도 아닌 그런 장소입니다.
그런데 외국 관광객이 담배를 다 피우고나서, 주위를 두리번 거립니다.
담배꽁초를 버리기 위해서이죠.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다가 어쩔 줄 몰라 합니다.
바로 담배꽁초를 버릴데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기서 담배를 피우면 안된다고 하니까,
그럼 담배를 어디서 피우고, 꽁초를 어디에 버리냐고 묻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담배를 피울데가 별로 없고 꽁초는 주머니에 넣고 가라고 하니 표정이 황당합니다.
자리를 떠나면서 도대체 서울에서는 담배를 어디서 피우나? 중얼중얼 궁시렁 합니다만 이게 서울의 현실입니다.
물론 담배를 안피우고 서울을 사랑하는 위대한 양심을 지니고 선비적 기질을 가진 사람들은 담배피는 그 외국관광객을 비난할 수 있겠지요.
아직도 담배를 피고 다니냐고 하면서 말입니다.
거꾸로 제가 카나다 토론토를 여행할 때입니다.
어느 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한국과 같이 아주 조심스럽게 담배꽁초를 버릴데를 찾아봤습니다.
얼핏 버릴데가 없어서, 담배꽁초를 어디에 버리냐 물어보니까 옆에 있던 현지인이 황당하다는듯 그냥 땅바닥에 버리라고 합니다. 그래서 여기 길거리에 버리면 범칙금을 내거나 또는 잘못된 것 아니냐고 물어보니, 그것은 여기 청소부들이 할 일이라고 합니다.
현지인 왈, “만일 담배꽁초를 버리는 사람이 없고 길거리가 깨끗하다면 청소부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고 “쓰레기통 청소할 청소부도 없어질 것”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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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도 많은 흡연자가 있습니다만, 한국과 같이 흡연에 관해 적대적이지는 않습니다.
담배로 얻은 세금, 상식적으로 쓰면 된다
담배를 피우는 것을 사회적으로 무조건 적대시하거나 또는 쓰레기통을 없애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개인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정확한 해석과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담배를 피지 못하게 금연구역을 설정했으면, 이에 상응하는 흡연구역도 제대로 만들고 관리 감독을 해야 합니다.
담배 냄새를 맡지 아니할 비흡연자들의 권리가 있는가 하면 정해진 흡연 장소에서는 흡연자들이 담배를 필 권리도 있습니다.
내가 담배를 피지 않으니까 “너도 담배를 피지 말라!”는 강요와 “흡연자는 건강하고 쾌적한 시대를 역행하는 반동새끼 또는 흡연충”이라는 식의 적대적 사고는 공산주의식 인민재판에 참여하고 어울리는 의식 수준입니다.
강남의 담배꽁초가 하수구에 많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단지 흡연자가 비도덕적으로 담배꽁초를 투척했다고만 비난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문제에 대한 대처를 하는 상식과 행정을 펼쳐야 한다는 말입니다. 담배로 얻은 그 많은 세금중 일부라도 흡연구역에 대한 관리와 쓰레기통 증설, 청소부 일자리 확대로 이어진다면 비가 올때 이런 소란도 없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늘 시끄럽습니다.
비가 와서 물난리가 났는데, 슬그머니 담배꽁초를 버린게 문제라는 안이한 시각으로만 보는 것도 이상합니다.
무조건 강제적으로 흡연자 탓만한다고 물난리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담배꽁초를 버릴 쓰레기통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데나 버리는 놈이 있다면 정말 더 이상한 놈이고 비난받아 마땅하겠지만, 아무튼 지금 대한민국은 비만 오면 담배꽁초로 고민하는 괴이한 현실속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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