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리자(郁離子)는 중국 최고의 고전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욱리자(郁離子)를 저술한 유백온(劉伯溫, 유기)은 명나라 태조 주원장이 새나라를 창업하는데 일등공신이었다. 그는 주원장을 명나라 황제로 만드는데 있어 개국공신으로 유명한 사람이다. 역사의 수순에 따라 권력을 잡으면 토사구팽(兎死狗烹)을 당하는 것은 당연하였지만 그는 그때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이후 욱리자는 지방을 전전하다가 칩거를 하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책으로 썼으니 그것이 바로 욱리자(郁離子)이다.
욱리자(郁離子) 한 수 앞을 읽는 처세의 미학
욱리자(郁離子)를 저술한 유백온이라는 인물에 대해 중국에서는 제갈량과 함께 역대 최고의 지낭(智囊,지혜가 풍부한 사람)으로 꼽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제갈량, 장량 등을 매우 뛰어난 지략가로 알고 있지만 사실 유백온도 상당한 능력을 가진 인물이다. 중국에서는 천하를 셋으로 나눈 사람은 제갈량이요 강산을 통일한 사람은 유백온이라고 말할 정도라고 하니 가히 그의 인물 됨을 알 수 있다.
욱리자(郁離子)는 장자처럼 우화(寓話)형식으로 그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욱리자(郁離子)에 나오는 우화에는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슬기로운 처세술의 규범이 될 만한 주옥 같은 경구와 격언이 많다. 욱리자(郁離子)에서는 진실 된 것과 거짓을 가리는 것, 사람이 탐욕스럽게 되면 어떻게 망하는 가, 자신의 능력을 과대하였을 때 어리석은 결과, 현실과 이상의 괴리, 누구를 이용하는 행위와 술책 등 그때나 지금이나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본성에 대하여 심오한 통찰력을 보여준다.
욱리자, 한 수 앞을 읽는 처세의 미학 목차
머리말 – 한 수를 먼저 읽는 혜안
제1장 – 상대의 마음을 먼저 파악한다
사람은 이익을 탐하는 존재다
맹자가 인간의 본성이라 이야기한 인의예지(仁義禮智) 역시 풍년이 들어 나그네에게 곡식을 주는 선행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한다. 식량이 모자란다면 예의염치는 설 땅이 없다고 한다. 관중은 <관자> <목민>에서 호리지성(好利之性)과 예의염치(禮義廉恥)의 상호 관계를 이같이 요약했다. 나라에 제물이 많고 풍성하면 먼 곳에 사는 사람도 찾아오고, 땅이 모두 개간되면 백성이 안정된 생업에 종사하며 머물 곳을 찾게 된다. 창고가 가득 차야 백성이 예절을 알고, 의식이 족해야 영욕(榮辱)을 알게 된다. 정치의 출발은 먹고 입는 데서 출발한다는 관중의 언급은 한비자의 입장과 궤를 같이 한다.
섣부른 참언은 화를 부른다
과욕을 참사를 낳는다
관계가 결과를 바꾼다
자신감은 필요하나 자만심은 경계한다
의리를 지키는 자가 목숨을 지킨다
화와 복은 하나다
독선은 독배와 같다
좋은 말보다 필요한 말을 한다
얕은 지식은 금세 바닥을 보인다
상황이 변하면 심경도 변한다
겉모습에 현혹되면 실질을 잃는다
제2장 – 흥망의 조짐을 미리 읽는다
작은 징조를 놓치면 전체 흐름도 놓친다
손가락 하나가 시릴 때 따뜻하게 하지 않으면 한기가 손과 발에 미치게 된다. 손발이 시릴 때 따듯하게 하지 않으면 팔다리 전체에 미치게 된다. 기맥(氣脈)이 서로 통하기 때문이다. 미미할 때 소홀히 임하면 일이 커진다.
가게의 개가 사나우면 손님이 끊긴다
강산은 변해도 본성은 변하기 어렵다
검소함을 빌어 인색함을 꾸미지 않는다
나에게 안부하는 자는 나를 해치는 적이다
리더의 패망은 간신의 아첨 하나면 족하다
작은 이익에 연연하다 큰 이익을 놓친다.
제3장 – 상황의 흐름을 앞서 지배한다
좌절은 있어도 포기는 없다
기회를 엿보는 자에게 역전의 때는 온다
남을 속이다가 자신이 속는다
어설픈 재능은 재앙이다
많은 재주는 시기를 부른다
자만은 지혜의 눈을 가린다
끝 모르는 욕심이 불행의 시작이다
원수는 물에 새겨도 은혜는 돌에 새긴다
혼자로 부족하면 함께 채운다
의심스러우면 부리지 말고, 부리면 의심하지 않는다
마음은 드러내되 재주는 감춘다
난세(亂世)에 자신의 제주를 너무 쉽게 드러내면 쉽게 꺾인다는 사실을 경고하고 있다. “아름다움이 있는 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달려간다”라고 지적한다. 지인은 내가 없고, 신인은 공적이 없고, 성인은 이름이 없다. (장자)
제4장 – 관계의 우위를 우선 선점한다
부족한 여러 사람이 탁월한 한 사람을 이긴다
혼자 살려 하면 함께 죽는다
내 편이 아니어도 적으로 만들지 않는다
“싸움을 잘하는 자는 적을 줄이고, 잘하지 못하는 자는 적을 늘린다. 적을 줄이는 자는 번창하고, 적을 늘리는 자는 망한다. 무릇 남의 나라를 취할 경우 그 나라 사람을 모두 적으로 만드는 셈이 된다. 적을 잘 줄이는 자는 남들로 하여금 나를 적으로 대하지 않도록 만든다”
득인과 득민의 이치를 언급한 것이다. 유백온은 여기에 있어 세가지 방도를 알려준다.
첫째, 처음부터 갈등의 소지를 없애 적을 만들지 않는 방법이다.
둘째, 널리 포용해 적이 나를 적대시하지 않도록 만드는 방법이다.
셋째, 이이제이(以夷制夷)의 수법을 동원해 나의 적이 또 다른 나의 적을 대적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얄팍한 술수는 금세 바닥을 드러낸다
마음의 크기가 성공의 크기를 좌우한다
모두 일하는 것은 아무도 일하지 않는 것과 같다
장점은 주목하고 단점은 개선한다
교묘한 속임은 투박한 성실만 못하다
운명이 아닌 스스로를 믿는다
준비 없는 결단은 재앙을 부른다
제5장 – 임기응변으로 판을 미리 주도한다
발 빠른 결단이 승패를 가른다
증세가 다르면 처방도 다르다
힘은 적을 만들고 덕은 힘을 낳는다
하찮은 일에 마음 쓰지 않는다
행동이 아닌 능력에 주목한다
꿈도 함께 꾸면 현실이 된다
사람은 이익이 없으면 떠난다
함께 꿈꾸고 함께 성장한다
눈앞의 작은 이익 넘어 큰 이익을 본다
책 속으로
작은 일도 커다란 교훈이 될 수 있다. 천하에는 뜻밖의 복이 있지만 뜻밖의 화도 있다. 소인배들은 화와 복이 서로 기대며 그 안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요행이 늘 있는 것으로 여기는 이유다. 실의失意는 득의得意한 데서 비롯된다. 이로운 면만 보고 해로운 면을 보지 못하거나, 살아남는 것만 알고 패망하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44p. 〈제1장 ― 상대의 마음을 먼저 파악한다〉
직언은 그것이 약과 침이 되고 자신에게 유익한 것임을 안 연후에 비로소 듣게 된다. 아첨은 그것이 병이 되고 자신에게 유해한 것임을 안 연후에 비로소 피하게 된다. 모두 자신에게 다가올 이해득실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충성을 잘하는 자도 반드시 이해득실을 근거로 간하고, 사악한 일을 잘하는 자도 반드시 이해득실을 근거로 속임수를 쓰는 이유다. 오직 이해득실의 실정을 훤히 내다볼 줄 아는 사람만이 충성과 사악함을 변별할 수 있다. 마음속에 일고 있는 미혹의 원인을 찾고자 응당 까마귀와 까치의 우는 소리의 이치를 식별할 줄 알아야 한다. 51p. 〈제1장 ― 상대의 마음을 먼저 파악한다〉
남이 보지 못하게 하려면 밝게 빛나는 것을 흐릿하게 만드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고, 남이 모르게 하려면 그 명성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게 하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다. 124p. 〈제3장 ― 상황의 흐름을 앞서 지배한다〉
남을 의심하면 남들도 그를 의심한다. 남의 공격을 잘 방어하면 남들도 그의 공격에 대비한다. 남을 잘 의심하는 자는 필시 믿음이 부족하고, 남을 잘 비방하는 자는 필시 지혜가 부족하다. 남이 자신을 의심할 줄 알면서 떠나지 않는 자는 틀림없이 내심 뭔가를 꾀하는 자이고, 남이 자신을 비방할 줄 알면서도 피하지 않는 자는 틀림없이 뭔가 믿는 데가 있는 자다. 158p. 〈제3장 ― 상황의 흐름을 앞서 지배한다〉
팔뚝을 부러뜨린 뒤 의술을 배워도 결코 늦은 것이 아니다. 가뭄을 든 7월이면 벼가 살지 못하지만, 그래도 베어내면 저절로 자라나는 돌벼라도 기대할 수 있다. 늦었다고 여겨 포기하면 농토는 끝내 황폐해지고 말 것이다. 107p. 〈제3장 ― 상황의 흐름을 앞서 지배한다〉
적을 잘 줄이는 자는 남들로 하여금 나를 적으로 대하지 않도록 만든다. 탕왕과 무왕에게 적이 없었던 것은 내 적으로 적을 대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오직 천하의 지극히 어진 자만이 나의 적으로 하여금 또 다른 나의 적을 대적하게 만들 수 있다. 178p. 〈제4장 ― 관계의 우위를 우선 선점한다〉
힘은 적을 만들고, 덕은 힘을 낳는다. 힘이 덕에서 생겨난 것이라면 그 힘은 천하무적이 된다. 힘에 의한 승리는 한때의 것이지만, 오래된 덕에 의한 승리는 그만큼 오래간다. 힘은 혼자만의 힘이 아니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힘을 쓴다. 오직 큰 덕만이 여러 사람의 힘을 얻을 수 있다. 덕에는 궁박함이 없으나 힘에는 곤경이 있을 수 있다. 227p. 〈제5장 ― 임기응변으로 판을 미리 주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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