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2024년 4월 10일에 실시되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을 위한 선거운동이 시작되었다.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다. 이제 거리는 금뱃지를 달기 위해 몸부림 치는 후보들의 목소리가 확성기로 울려 퍼지고 곳곳마다 자신들이 무엇을 하겠다는 현수막이 휘날린다. 4.10일이 되면 대한민국 정치판에는 선거에 승리한 자와 패배한 자 딱 두 부류만 남는다. 그런데 과연 22대 총선의 결과는 어찌 될 것인지 궁금한데, 이미 큰 흐름에 있어서 패는 거의 까진 것 같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얼마전 4·10 총선에서 확보할 수 있는 최대 의석수를 170석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것은 근거가 부족하고 실질적으로 총선의 게임의 결과는 국민의힘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약진은 국민의힘과 용산의 거듭된 실책으로 한강벨트와 낙동강벨트도 점점 수세로 몰리고 있다. 지금의 판세는 엄밀히 보자면 이재명과 민주당, 조국과 조국혁신당이 잘해서라기 보다는 국민의힘과 용산의 엉뚱한 똥볼로 인해 사태가 긴박하게 된 꼴이다.
제22대 총선 전망 –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보수는 무엇을 했는가?
2024년 보람찬 새해가 솟아 올랐던 1월까지만 하여도 국민의힘은 전반적으로 상승세였다. 또한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등장은 참신한 여권 지도자의 부상으로 국민에게 큰 호감을 샀고 이때까지만 해도 정치판의 기세는 단연 여당의 압도적 우세로 보였다. 그런데 불과 두 세 달이 지나 총선이 코 앞에 있는 지금은 국민의힘은 정치적으로 코너에 몰렸고 위기상황이나 다름없다. 만일 총선 기간 동안에 획기적인 반전 카드를 국민의힘이 제시하지 못하면 100~110석 정도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힘과 용산의 실책으로 인한 민심 변화가 무엇보다 주목된다. 국민의힘의 정치적 실책은 용산과 여의도 곳곳에서 나타났다.
첫째, 논란과 시비를 자초
이종섭과 황상무 논란
총선을 앞두고 이종섭 주 호주대사 임명건과 시민사회수석 황상무의 건은 쓸데없는 민심을 자극하였다. 이종섭 주 호주대사와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의 논란이 커지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과 용산이 갈등을 빚는 형국을 보였다. 결국에는 이종섭 주 호주대사의 소환과 황상무 수석의 사퇴로 일단락 되는듯 했지만 당정간의 이러한 갈등은 한동훈과 윤석렬의 손발이 안 맞는 형국으로 우습게 되었다.
대파 프레임에 갇힌 국민의힘
최근 윤석렬의 하나로마트 방문에서 제시 된 대파 가격의 논란은 이번 총선에 있어 끝판왕 격으로 민심을 자극하였다. “대파가 875원이면 합리적”이라는 대통령의 발언은 물가폭등으로 인한 서민들의 정서를 자극하면서 온라인과 정치권은 ‘대파논쟁’이 뜨겁게 불타 올랐다. 여기에 정치초보 이수정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는 사태를 수습한다고 대통령이 말 한 것은 파 한 단 가격이 아니고 파 한 뿌리 가격이라고 해명을 하려다 오히려 대파 논쟁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되었다.
둘째, 국민의힘 총선 공천 문제와 한동훈의 한계 노출
국민의힘 공천 실패
국회의원 총선거에 있어 각 정당은 새로운 인물을 발굴하고 영입해서 국민에게 선을 보여야 한다. 국민의힘의 공천은 실질적으로 국민이 인정해줄만한 새로운 인물의 선택이 아니라 아랫돌 빼서 윗돌괴기 형식이었다. 당의 중진들은 본래 자신들이 그동안 텃밭으로 일궜던 곳을 떠나서 야산으로 떠났다. 그리고 새롭다고 영입된 인물들도 역시 그렇게 신선한 정치적 인재로 와 닿지 않았다.
운동권 선수를 운동권 출신으로 막는다고 함운경을 마포을로 전격 투입하였지만 지금 대충 봐도 역부족이다. 또한 민주당에서 팽 당한 영등포갑 김영주를 영입하여 빨간 점퍼를 입히고 투입했지만 이 또한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의힘이 정치적으로 쓸만한 인재를 데려다가 국민에게 선을 보여야 하는데 운동권 생활을 하다가 멀쩡하게 생선장수를 하는 사람을 갑자기 마포에 데려온 것도 이상하고 민주당에서 떨쳐진 사람을 굳이 또 국민의힘 브랜드로 앞장 세우는 것은 국민에게 그렇게 감동적으로 와 닿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국민의힘의 국회의원 공천은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동훈의 정치적 한계
평생을 검사로 살다가 법무부장관을 하고서 여당의 최고사령관으로 온 한동훈에 대한 기대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그러니까 이준석이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한동훈이 새로운 지도부의 수장이 되었을 때 국민의힘이 무척이나 달라질 것으로 국민은 기대했다. 국민의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아니면 한동훈의 정치적 스타일이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한 피로감이 몰아쳤다.
최근 국민의힘 TV를 자세히 보면 한동훈과 총선 후보자가 나란히 있을 때를 보면 특이한 점이 엿 보인다. 총선 후보자 따로 한동훈 따로 움직이는 홍보영상이 의외로 많다. 한동훈이 지역에 간 것은 후보자를 도와주러 간 것인데 자신의 이미지만 너무 노출 시키려는 모습이다. 물론 국민이 한동훈에 거는 기대가 커서 자신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고도 하겠지만 총선 후보 우선이 되는 선거운동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말에 반박을 하거나 또는 의심이 간다면 지금 바로 유투브에 가서 한동훈의 연설이나 유세 현장을 잘 살펴보면 무엇이 문제인지 알 것이다.
국민의힘의 거시적 총선 전략의 부재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압도적 지지를 받아서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다면 대한민국을 어떻게 변화시키겠다는 청사진이 보이지 않는다. 그냥 국민의힘이 잘 하겠으니 도와 달라는 식의 선거전략은 전략도 아니고 정치적 구걸에 가깝다.
셋째, 조국의 등장과 더불어민주당의 병진전략
조국과 이재명의 쌍쌍바 먹기
금번 총선에 있어서 조국의 등장은 많은 정치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흥 하는 상황이다.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이 짜고 치는 고스톱 형국으로 정치판을 몰아가면서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양상이다. 그러면서 흥행 성적을 올리는 가운데 국민의힘과 윤석렬이 코너에 몰리는 모습이다. 조국혁신당은 지역구에서는 민주당을 지지하고 민주당은 비례대표에서 은근하게 조국혁신당을 올려주면서 반윤정서를 극대화하고 있다. 이러한 조국와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전략은 의외로 선전효과가 커서 시간이 지날 수록 야권의 외연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넷째, 의료대란에 대한 피로감 극대화
정부가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는 계획에 의료계가 반발하면서 벌어진 의료대란은 가히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지금 유권자들은 의료파업에 정부가 어떻게 대처하나 지켜보고 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일설에는 정부와 의료계 사이의 최악의 상황을 여당의 훌륭한 지도자의 중재로 총선과정에서 멋지게 마무리 하는 쇼를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그런데 의료대란이 훌륭한 정치지도자에 의해서 합의가 되든 안되든 문제는 이제 감동적이지 않은 결과로 표로 이어지지도 않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의료대란이 정치적 대란으로
의료대란이 실제로 일어나면서 국민에 직접적 피해가 발생하면 정부도 그 책임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 의료대란 속에서 의사를 향했던 비난은 정부도 면할 수 없게 된다. 이때 야당은 본격적으로 정부와 여당에 대한 공격의 고삐를 잡게 된다. 의료대란 사태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간 정부와 여당이라는 비판, 그리고 대통령실에 대한 정치적 맹공은 결국 총선의 민심을 다르게 만들게 된다. 의료대란의 피로감이 만일 조국혁신당의 바람과 같이 합치게 되면 총선은 국민의힘에게 매우 불리하게 될 것은 자명하다. 의료대란이 아니라 정치적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섯째, 보수의 중도화, 중도의 좌향좌
국민의힘이 가장 걱정하고 우려되는 민심은 보수가 중도로 되고 중도가 좌향좌 하는 것이다. 이것을 국민의힘 지도부가 잘 알런지 모르겠지만 민심이란 것은 그렇다. 지난 한 달 동안 벌어진 일련의 정치적 논란과 사태는 국민의힘에 있어서는 힘이 갈수록 빠지는 결과로 나타났다. 아직도 계속되는 의료대란 속에서 해법도 안개 속을 헤매고 있고 중도는 점점 피곤함만 느낀다.
만일 시간이 지날 수록 용산과 국민의힘이 제대로 총선에서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한다면 선거 이후 다수당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한 국민의힘은 정치적으로 큰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다.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약진을 통해 이재명과 조국에 대한 재판은 최대의 정치쟁점으로 떠 오를 것이고 어리버리한 사법부도 고민에 빠지면서 대한민국은 진퇴양난의 정치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총선 이후 보수의 자성
결국 총선 이후에 압도적 승세를 잡은 민주당은 윤석열 탄핵 운동을 벌일 것이며, 이때 국민의힘은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하거나 또는 윤석렬이 스스로 탈당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대통령의 남은 임기 3년 동안에 윤석렬이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고 레임덕은 소리 소문 없이 빠르게 올 것이다.
그렇다면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보수(保守)는 과연 무엇을 했는가? 또 자성(自省)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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