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레나’라는 이름은 예쁘게 들리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슬픈 자화상 같은 사연이 깃들어 있다. 과거 6.25 전쟁이 끝나고 먹고 살기 힘든 시절에 호구지책(糊口之策)으로 본의 아니게 술과 몸을 팔아야 했던 여자들이 많았다. 김일성이 저지른 6.25로 인하여 폐허가 된 도시에서 미군을 상대로 매춘을 했던 여자들은 많았는데, 통칭 그러한 여자들을 ‘에레나’라고 불렀다. 그때 나온 노래가 바로 ‘에레나가 된 순희’이다.
에레나가 된 순희 – 에레나가 된 순이
‘에레나’란 이름은 서양에서 헬레나, 엘레나, 엘렌, 엘린, 알리나 등으로도 불린다. ‘에레나’라는 이름은 일본식 발음으로 우리나라에 술집에 종사하는 여성의 대명사가 되었다. 그리고 그 어려운 대한민국 시절에 몸과 술을 파는 ‘에레나’란 이름이 나오는 노래는 많았다. 에레나가 된 순희, 항구의 에레나, 두고 온 에레나, 명동의 에레나, 마리아 에레나, 추억의 에레나 등과 같이 많은 노래에서 에레나는 시대의 아픔을 갖고 있는 이름이다.
6.25가 끝나고 접대부 여성을 일컫는 ‘에레나’ 그들은 ‘양공주’라고도 불렀다. 미군부대가 밀집한 기지촌에서 ‘에레나’라는 이름은 술집여자들이 본명을 숨기고 그냥 영업용으로 부른 이름이다.
‘에레나가 된 순희’는 1954년 부산 도미도레코드에서 한정무의 음반으로 발표되었다. 노래에 나오는 ‘에레나’는 처음에는 그냥 순진하고 평범한 소녀 ‘순희’이다. 그러나 6.25로 가족을 잃고 오고 갈 곳이 없는 처량한 신세로 먹고 살기 위해서 그녀는 ‘에레나’가 된 것이다. 딱히 먹고 살 방도가 없었던 여인은 결국 술과 웃음을 팔고 윤락도 하는 유흥가 여인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었고, 이러한 사연을 담은 노래는 구슬프게 전해진다.
‘에레나가 된 순희’ 또는 ‘에레나가 순이’는 탱고풍의 곡조로 아직까지도 슬픈 사연을 갖고 전해지는 명곡이다. 노래의 가사와 같이 호롱불 등잔 밑에 실패 감던 순희는 화려한 불빛 아래 술 따르고 춤을 추는 카바레의 에레나가 되었다.
에레나가 된 순희 가사
그날 밤 극장앞에서
그 역전 카바레에서
보았다는 그 소문이
들리는 순희
석유불 등잔 밑에
밤을 새면서
실패 감던
순희가
다홍 치마 순희가
이름 조차 에레나로
달라진 순희 순희
오늘밤도 파티에서
춤을 추더냐
그 빛깔 드레스에다
그 보석 귀걸이에다
목이 메어 항구에서
운다는 순희
시집갈 열 아홉살
꿈을 꾸면서
노래 하던
순희가
피난 왔던 순희가
말소리도 이상하게
달라진 순희 순희
오늘밤도 양담배를
피고 있더냐
에레나가 된 순희 노래 듣기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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