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우리말 뜻 (5) 도무지 어원과 유래

어떤 일이나 사태에 직면하여 어떻게 할 수가 없을 때 그냥 나오는 말이 바로 ‘도무지’이다. 정말 무엇을 알 수 없을 때에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는 말을 그냥 한다. 그런데 알고 보면 ‘도무지’의 어원과 유래에는 엄청나게 무서운 비밀이 있다.

도무지 어원과 유래

도무지는 ‘아무리 하여도 방법이 없다’는 뜻의 부사이다. 도무지의 어원은 무시무시한 형벌의 도모지(塗貌紙)에서 유래한다.

어떤 일이나 사태에 직면하여 어떻게 할 수가 없을 때 그냥 나오는 말이 바로 '도무지'이다. 정말 무엇을 알 수 없을 때에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는 말을 그냥 한다. 그런데 알고 보면 '도무지'의 어원과 유래에는 엄청나게 무서운 비밀이 있다.

구한말에 강제로 을사보호 조약이 체결되어 조선이 망하고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기자 자결한 황현이 쓴 〈매천야록〉에 우리나라에는 ‘도모지(塗貌紙)’라는 사형(私刑)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엄격한 가정의 윤리 도덕을 망친 자식에게 아비가 비밀리에 도모지(塗貌紙)라는 사형(私刑)을 내렸다고 한다. 그러니까 조선 시대에는 국가가 법을 집행하기도 하지만 암암리에 집에서 가문을 지킨다는 명목하에 사형이 있었는데 도모지 형으로 집행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생각보다 좀 많이 잔인하다.

아무런 방법이 없다

도모지는 글자 그대로 얼굴에 종이를 바른다는 뜻에서 생겼다. 도모지 형벌은 죄를 지은 자식을 움직이지 못하게 묶어 놓고 물을 묻힌 창호지를 얼굴에 몇 겹씩 착착 발라 놓는다. 이렇게 하면 도모지 형벌을 받는 이는 아무 것도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고, 말도 못하게 된다. 뭐 그냥 얼굴을 창호지로 감싸니 방법이 없다. 얼굴에 바른 창호지의 물기가 시간이 지나면서 건조해지고 결국 그 형벌을 받는 이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그냥 죽는 것이다. 이와 같이 도무지는 끔찍한 형벌을 받는 사람이 전혀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는 변형의 의미로 남았다.

조선 역사에 나타난 도모지 형

1860년 경신박해 때 체포된 오치문이란 사람이 울산 장대로 압송된 뒤 도모지 형으로 죽었다는 기록이 있다. 천주교 기록에 “순교 당시 그는 얼굴을 한지로 덮은 채 물을 뿌림으로써 숨이 막혀 죽게 하는 백지사(白紙死, 일명 도모지) 형벌을 받았다. 그는 어떻게 살아 보려고 무의식중에 혀를 내밀어 물 묻은 한지를 뚫자 군사들이 그 구멍을 막아 질식시켰다”고 전한다.

1866년 12월 8일 당시 남한산성의 광주 유수가 남한산성에서 천주교인들에게 일명 도배형 또는 도모지라고 부르던 백지사 형을 집행했다는 기록이 있다.

매천야록을 보면 “대원군 시대에 포도청의 형졸들이 살인하기에 염증을 느껴 백지 한 장을 죄수의 얼굴에 붙이고 물을 뿌리면 죄수의 숨이 막혀 죽곤 했는데 이를 ‘도모지(塗貌紙)’라 한다”고 기록되었다.

대책도 없고, 방법도 없고, 어찌할 도리가 없다

도모지가 정확하게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으나 끔찍한 형벌인 ‘도모지’에 그 기원을 두고 있는 ‘도무지’는 그 형벌만큼이나 ‘도저히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는’의 뜻이다. 아무런 대책도 없고, 방법도 없고, 어찌할 도리가 없는 상황에서 나오는 말이 바로 ‘도무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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