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인간의 탄생과 죽음과 이르기까지, 꿈은 인간이 존재하면서부터 같이하였기에 고대 신화에도 이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 로마에 나오는 잠의 신
‘히프노스’라는 잠의 신에 대해 알고 있는지요? 그는 잠의 신, 또는 수면의 신으로 휘프노스, 휴프노스등으로도 알려졌습니다. 한 마디로 인간이 잠자는 것과 꿈 꾸는 것을 관장하는 신이라 보면 됩니다.
그리소로마 신화의 꿈의 신, 또는 수면의 신이라 불리는 히프노스(Hipnos)
히프노스는 그리스어로 ‘잠’을 의미하고, 로마 신화의 솜누스(Somnus)와 같습니다. 그는 밤의 여신 ‘닉스’의 아들이며, 죽음의 신 타나토스(Thanatos)의 쌍둥이 동생이라 하는데, 그러고보면 잠과 죽음은 어딘지 모르게 끊을 수 없는 연관성이 있어 보입니다.
죽음의 신인 타나토스가 젊은 청년이나 해골의 모습으로 보여지지만 잠의 신인 히프노스는 지팡이를 든 노인의 모습으로도 그려지는데, 이것은 나이를 많이 먹으면서 노인이 되어 잠을 많이 자고 결국은 영원한 잠을 자게된다는 깊은 뜻이 있어보입니다. 한편 휘프노스는 늘 졸린 표정을 짓는 마음씨 착한 신이어서 피로한 사람에게 쉴 수 있는 여유를 주어 인간들에게 슬픔과 고통을 덜어주기도 합니다. 히프노스를 그린 그림을 보면 그는 두 귀의 뒤쪽에 날개가 달린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있어 유명한 신들은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기도 합니다. 죽음에 대해 두려움을 가졌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사람들은 ‘타나토스’는 아주 잘 알고 있는 반면 잠의 신인 ‘히프노스’는 생소해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잠과 연관되어 히프노스는 영어에서 최면(hypnosis)과 최면학(hypnology)등 최면과 관련된 어원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수면제인 Hypnotica라는 용어는 그의 이름과 직결되어 유래된 것입니다.
히프노스 꿈에 관한 신화
휘프노스 신과 무지개의 여신 이리스가 관련된 이야기로 케육스와 할큐오네라에 관한 신화가 있습니다.
옛날 유명한 말을 기르던 테싸리아에는 케육스라는 왕이 있었는데, 그는 폴론의 신탁을 받으러 먼 여행을 하려고 마음먹었는데 너무나 남편을 사랑하는 아내 할큐오네(바람의 신의 딸)는 남편의 여행이 꺼림칙하여 한사코 그는 못가게 했습니다. 그러나 왕은 이러한 왕비의 만류를 반대하고 배를 타고 떠났습니다. 하지만 왕은 폭풍을 만나 바다에서 결국 죽었습니다.
왕비 할큐오네는 왕이 바다에서 죽은 줄도 모르고 날마다 헤라 여신에게 남편이 안전하게 귀가해 달라고 빌었습니다. 헤라 여신은 자기 남편이 바다에서 객사한지도 모르고 자신에게 기도를 하는 할큐오네가 안타까워서 무지개의 여신인 이리스를 불러 이야기를 건넸습니다.
할큐오네는 자기 남편이 죽은지도 모르고 헤라에게 남편의 무사를 기도합니다.
“이리스야, 잠의 신인 히프노스에게 가서 “할큐오네의 꿈속에 케육스가 나타나서 자기의 죽음을 아내에게 알리도록 하라”고 지시합니다. 헤라의 지시를 받은 이리스는 치장을 잘 꾸미고 히프노스에게 갔습니다.
히프노스의 궁전은 어스럼하게 구름이 머무는 장소였는데 그 주변에는 저절이 잠이 온다는 망각을 상징하는 레테의 강이 흐르고 있었고, 양귀비와 수면초 등이 주변에 무성했습니다. 히프노스는 이런 잠이 오는 약초를 모아서 컴컴한 밤이 오면 지상에 한 웅큼 뿌려서 인간들이 잠을 자게 했던 것입니다.
이리스 여신이 살금살금 궁전에 들어서자 히프노스는 졸음에 잔뜩 겨운 얼굴로 긴수염을 쓸면서 있었습니다. 히프노스 가까이에는 여러가지 색깔의 꿈들이 여기저기 놓여 있고, 그것은 바다의 모래 또는 숲속의 나뭇잎처럼 많아 보였습니다. 이리스가 히프노스에게 가까이가서 그 꿈들을 손으로 쓸어버리자 순간 무지개가 가득했습니다. 그러자 졸았는지 잠에 취했던지 하던 히프노스가 깨어났습니다.
이리스는 히프노스에게 헤라 여신의 명령을 전달합니다.
“신 중에서도 가장 점잖고, 마음을 안정시켜 주고 고뇌에 지친 마음을 위안시켜 주는 휘프노스여, 헤라 여신의 부탁이, 당신은 트라키아 마을에 사는 할큐오네에게 꿈을 하나 급히 보내 그녀의 남편과 난파선이 겪은 모든 사건을 알리라는 분부입니다”라고 말했다.
헤라의 지시를 받고, 히프노스를 찾아가는 이리스! 히프노스 궁전 주변에는 온갖 수면초와 양귀비가 가득합니다.
그러자 히프노스는 헤라 여신의 부탁대로 자신의 아들로 하여금 잠자고 있는 할큐오네 부인에게 그녀의 남편 모습으로 나타나서 파선되어 죽은 사연을 알립니다. 그러자 남편의 죽었다는 것을 꿈에서 직감한 할큐오네는 바다로 뛰쳐나가 망연자실합니다. 이때, 멀리 바다로부터 무엇인가 둥실둥실 떠 내려 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점점 가까이 오자 그것이 시체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할큐오네가 보니 분명히 자신의 남편 시신이었던 것입니다. 할큐오네는 바다에 뜬 시체를 보자 새로 변신하여 높이 날아올라 자신의 남편 시체로 날라가서 슬픈 목소리로 울부짖었습니다. 그러면서 새의 부리로 자신의 남편에게 키스를 하듯 부리로 시체를 쪼았습니다. 이렇게 구슬픈 장면이 보이는 가운데 죽어있던 시체도 새로 변신해서, 두 마리의 새가 하늘 높이 정답게 날아 갔다고 합니다.
꿈, 잠, 죽음은 두려움이 아닌 담담한 여정
옛날 고대 그리스 로마 사람들은 사람의 죽음이 끝이 아니라 사람이 죽으면 몸과 영혼이 하나가 되어 잠을 자는 것 같이 된다고 믿었으며 이것이 바로 죽음이라고 여겼다고 합니다. 따라서 죽은 자는 깊은 잠을 자는 것이고 죽음은 공포와 두려움이 아닌 담담한 하나의 또 다른 여정이라 본 것이라 하겠습니다.
히프노스라는 수면의 신, 잠의 신이 인간에게는 또 다른 휴식과 안식을 주는 신이라는 점에서 해몽 꿈 이야기에서 고대 그리스 신화의 한편을 소개했습니다. 우리와 늘 가까이 있는 꿈, 신비롭고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인간에게는 죽음과 잠, 꿈이 항상 같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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